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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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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

남다른 도자기 이야기, 오사카 동양 도자기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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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고 나면 숙제가 남아있는 듯한 기분에 빠질 때가 많다. 다녀온 곳에 대한 기록들을 잘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잘 모르고 보았던 것들도 돌아와서 사진보며 찾아보면 의미가 깊은 것이 많다. 돌아와 사진을 비교하고 책이며 자료를 찾는 것은 일견 일 같기도 하지만, 알아가고 내 나름대로 정리하여 두는 일은 참으로 기껍고 즐거운 일이다.

  

 

오사카시 시립 동양도자기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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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또 다른 매력, 문화예술

오사카는 식도락을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사카는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그 중 하나가 오사카시 시립 동양도자기 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있는 곳은 오사카 시를 가로지르는 강. 좌우로 상업지구가 형성되어 있어 스카이라인이 높다. 나카노시마 中之島로, 오사카 중심을 흐르는 도우지마 강과 도사보리 강 사이에 있는 지역이다. 

오사카는 도자기와 관계가 깊다. 미술관 옆 도우지마강(堂島川)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도자기를 운반하던 길이다. 평안하게 흐르는 강을 따라 미오쓰쿠시 산책로가 있고 1891년 만들어진 오사카 최초 수상 공원 나카노시마 공원과 장미 정원도 있다. 일본은행 오사카지점, 나까노시마 도서관(중요문화재), 중앙 공회당(중요문화재), 旧오사카 시청사라는 4대 유명한 건축이 세워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왼쪽의 보드라운 청록빛 지붕은 중앙 공회당이다. 100여 년 전 기분으로 식사를 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좋은 곳. 다정한 이와 조근조근 이야기하면서 낮의 햇살이 담뿍 담긴 런치 스페셜을 먹고 나서 느긋한 오후를 보낼 곳, 바로 중앙공회당 앞의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 미술관이다. 오사카를 여행할 때 남바 등 화려한 거리도 좋지만 이 흐르는 강을 산책하고 중앙 공회당의 점심을 먹은 뒤 도자기 미술관을 들르는 것, 정말 달콤한 문화예술 여행의 하루가 될 것이다.

 

  

특별한 전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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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동양도자기 전문 미술관으로 1-3층 규모로 한국 중국 일본 도자기를 전시한다. 오사카 문화시설을 만드는데 많은 후원을 한 스미모토 그룹에서 2700여점의 도자기를 기증해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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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국인들이 와서 보았으면 하는 이유가 분명 있다. 먼저 칸사이는 한반도 도자기 장인들을 영입했던 지역이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진귀한 동양 도자기 전문 미술관인 이 곳에는 전시 절반 규모가 한국 도자기로 채워져 있다. 우리에게 뜻 깊은 곳이다. 이병창 콜렉션이라고 불리는 301점의 한국 도자기가 그것이다.

1949년 초대 오사카 영사를 역임한 재일 사업가 이병창 박사가 기증한 도자기들이다. 한국의 미를 알리기에 고심했던 박사의 콜렉션의 질은 매우 우수하다. 고려 청자부터 조선 백자까지 뛰어난 가치를 가졌다고 인정받은 도자기만 엄선해서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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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들러야할 또 하나의 이유를 꼽는다면 채광이다. 건물 자체가 단순한 듯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편안함이 가득하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자연 채광 방식을 적용하여 갤러리에 인위적인 조명이 없어도 도자기를 감상하도록 세심하게 만들어 놓았다. 과하게 크지 않은 규모의 건물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햇살 덕분이다. 빛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인지한 건축가의 솜씨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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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빛으로 감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인간은 자연의 빛에 가장 오래 적응하여 살아왔고 자연의 빛으로 세상을 보면서 긴 삶을 대를 거듭하여 살았으니까. 옛 도공도 작품을 빚으며 자연의 빛 아래서가 장 아름다운 빛깔을 찾아내려 애썼을 것이다. 그러니 자연 밝기로 보는 게 아마 도공이 보여주길 원했던 빛깔 아닐까.

도자기를 보다가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면 밖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창으로 밀려드는 저 밖의 초록 강물빛, 파랑 하늘빛까지 다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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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입체적이다. 재료와 유약 등의 처리에 따라 다양한 빛깔을 보인다. 2층 전시 케이스에는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이용한다. 인공조명을 사용해도 특수 램프로 작품을 부각시키는 조명을 썼다. 특히 한국 도자기실은 낮은 천정과 낮은 조도로 방안에서 보는 듯한 분위기를 내었다. 일본도자기실은 좌석에서 감상하는 듯하다. 즉 작품에 따라 실내의 분위기를 바꿈으로서 전시실의 작품이 아닌 진짜 그 도자기가 있는 공간에서 감상하는 기분을 내게 하였다.

  

 

1. 한국 도자기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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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가을까지 동양도자미술관에서는 「이병창컬렉션 한국도자」 를 비롯하여 상설전으로 아타카컬렉션 중국・한국도자, 일본도자, 오키컬렉션 비엔코鼻煙壺 이 열리고 있다. 또한 기획전으로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 D전시실 「하쿠토로白檮廬 컬렉션-중국고도자 청완清玩」이 열리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 도자기관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청자는 가장 인상적인 고려의 작품군이다. 가장 먼저 들르게 되었던 도자기 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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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sprout sharped ewer, celadon with carved and incised design, Goryeo dynasty, 1st half of 12 th century

 

고려 청자의 절정은 12세기 중반 무렵이었다. Kingfisher color라고 말하여 지는 색상이 나타났을 때다. 영문 해설은 그리 적혀 있었지만 우리가 칭하기에는 <비색>이라 하면 될 듯하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우아한 푸른색이다. 비색의 청자는 주로 강진, 부안 등지에서 생산이 되었다. 14세기 말까지 많은 청자가 생산되었으나 왕조의 몰락과 함께 청자의 시대도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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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Arahan, celadon, Goryeo dynasty, 12 th century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 미술관에는 많은 작품이 있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독특하고 의미있는 작품이 많다. 어지간한 국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꽤 다녔는데, 그 간에 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많아서 흥미롭기 이를 데 없었다. 위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얼굴을 청자로 빚어놓은 걸 본적이 있던가. 이런 얼굴 상을 빚은 청자는 처음 보았다. 

의외로 고고학적인 연구 결과, 점토로 그릇 같은 도구 보다 조각상부터 만들었다고 한다. 주술적으로 의식에 필요한 상을 빚었던 것. 당시 세상을 지배하던 관념의 산물이다. 기원전 3만-2만 4천 여 년 전 체코 돌니 베스토니체에서 발견된 '비너스'. 10센티미터 가량의 풍만한 여성상이다. 이 역시 주술 의식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경에서도 점토가 얼마나 중요한 물질인지 나온다. 상당히 의식적이다. 창세기에 하느님은 땅의 흙으로 형상을 만들어 숨을 불어 넣어 인간을 만들었다 했다. 가장 오래된 토기는 중국 혼남성 동굴에서 발견된 1만 8천여 년 전 토기라 한다. 기원전 1만 3천~3백여 년 전 일본 조몬 시대 토기도 오래되었다고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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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low, celadon with Stand of two lions shape, Goryeo dynasty, 1st half of 12 th century

 

청자로 만든 베게도 처음 보았다. 적당히 낮으면서 목을 받쳐주는 알맞은 크기의 베게였다. 의례 화병, 접시만 생각하지만 정말 다양한 도자기류를 만들었던 듯하다. 흙으로 아마 못 만드는 게 있을까. 이런 구운 흙 덩어리가 그리 중요한가?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점토는 용기부터 시작해 악기, 집까지 만드는 중요 원료였다. 점토질의 그릇은 아마 어느 나라 국립 박물관에서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석기의 빗살무늬 토기는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어본 토기 아니던가.

점토의 성분은 Al2(SiO3)3로, 알루미늄과 규산염이다. 풍화에 강하여 돌이 부스러질 때 가장 나중까지 남은 아주 작은 입자들이 다름 아닌 점토다. 여기서의 '토기'가 바로 점토를 구워 만든 것이다. 아마 물기 어린 흙 위에서 무언가를 위해 불을 피웠다가 단단해 진 걸 보고 영감을 얻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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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 bale shaped with peony desing pained in iron brown, Joseon dynasty, 2nd half of the 15 th - 1st half of the 16 th century

 

고려는 청자의 시대였다면 조선은 백자의 시대였다. 도자기에 분을 칠한 듯한 분청사기도 널리 생산되었다. 과감하고 기운찬 붓질 보라. 투박한 듯 거칠게 채색 하였지만 섬세하고 자세한 표현 방법 보다 되려 현대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도자기 빛깔만 해도 놀라운데 섬세한 상감청자 기술도 놀랍다. 도자기의 표면을 깎아내고 여기에 백토나 검은 색의 점토를 채워 넣어 패턴을 넣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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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r, Porcelain with underglaze iron-pained tiger and Deer design, Joseon dynasty, 17 th century

 

적당히 이지러졌으면서도 균형 잡힌 몸의 비율을 잃지 않고 있다. 해학적인 호랑이의 모습이 참 재밌다. 철 성분의 산화로 불그레한 호랑이가 되었다. 위의 포슬린 Porcelain 은 고령토를 말한다. 알루미늄과 실리카 규산염 광물로 구성된, Al2Si2O5(OH)4 점토 광물 카올리나이트다. 중국서 도자기 산업의 중심지인 강서성의 경덕진의 이름에서 비롯된 이름이 카올린이다. 자기는 고령토와 장석류를 섞어 빚는다. 석영질도 포함이 되는데, 여기서 석영은 간단히 말해 유리질이다. 모래 성분이자, 유리창을 만드는 성분이 바로 석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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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샬린이 지은 <광물, 역사를 바꾸다>에는 원료 중심으로 역사의 흐름을 살핀다. 고령토도 그 중 하나다. 중국에서 제작한 도자기의 주원료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양질의 고령토 산출지가 예로부터 좋은 도자기 제작터가 되었다. 도자기란 낮은 온도에서 구운 도기와 높은 온도에서 구워 만드는 자기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고령토로 만드는 건 정확히 하자면 자기다. 고령토는 도자기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료일 것이다. 섭시 1300도 넘는 소성온도를 가지기에 도기 earth ware보다 얇고 단단한 유리질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포슬린으로 불리는 고령토는 라틴어로 조개류를 말하는 포르첼라나 porcellana에서 유래했는데, 섬세한 동양 자기에 반한 유럽인들이 예쁜 조개껍질 같다고 붙여 준 이름이란다. 동양의 아름다운 자기는 1338년 최초로 유럽에 간다. 중국 대사가 헝가리 국왕에게 선물했다. 14세기 초에 징더전에서 생산된 자기로, 로마의 교황을 만난 중국 대사가 전했다. 유럽에서는 동양에 비해 무척 늦게 18세기 초가 되서야 자기를 만들었다. 독일 폰 치른하우스라는 수학자이자 의사였던 사람이 점토를 써서 1704년 작은 자기 컵을 만들었다. 이런 사실을 본다면 동양의 도자기 제작술이 얼마나 앞섰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2. 일본 도자기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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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자기를 전시하는 전시실이다. 크지 않지만 역시 알차다. 일본의 도자기 작품은 조몬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5세기 들어 기존의 도자기 제작술은 조선으로 부터 유래된 기술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자연재를 이용하여 도자기를 제작한 기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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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figurines of sumo wrestlers, Porcelain with overglaze enamels and gilt decoration, Kakiemon syle, Arita ware, Hizen / Edo period , 1680s

 

538-794년 아스카와 나라 시대에 중국과 한국의 문화가 더해져 도자기 제작술은 더 다채로워 졌다. 역시 문화 예술이란 통할수록 더 화려해지고 발전한다. 섞여들면서 점점 더 높은 경지의 작품을 낳을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세 가지 색깔을 입힌 나라 삼채 도자기도 나타난다. 헤이안 시기(794-1185) 이후에는 무광의 도자기가 토코나메와 아추미 등지에서 구워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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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tles, stoneware with design of autumn flowers in overflaze enamels Ko Kiyomizu, Kyo war(with Iwakura seal), Edo period, 2nd hlf of 17th century

 

무로마치 시기 말기에는 독자적인 일본 스타일의 다기가 생산되기 시작하였고, 도자기의 질도 향상 되었다. 에도 시기에는 세계적으로 아름답다고 인정받는 에나멜 입힌 우아한 주전자가 생산되었다. 한국 도자기 제작자의 기술을 근간으로 한 도자기는 1610년 규큐 아리타 지역에서 생산되었다. 이 작품들은 초기 푸른색과 흰 색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곧 에나멜로 덧칠된 기술을 더해 생산하게 되었다. 아리타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이 유명한 도자기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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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tles, stoneware with scrolling clove design in yellow glaze, Kiseto style, Mino ware/Momoyama period, last 16th century -17th century

 

이 미술관의 도자기를 관람하면서 감탄을 한 부분이 있다. 입체적인 대상이지만 전시실의 작품은 한 단면만을 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중요 작품의 경우 천천히 회전하는 판 위에 올려 두어 전면부터 후면까지 모두 관람이 가능하도록 신경을 쓴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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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pot with ears, Oribe style, Mino ware/Momoyama period, early 17th century

 

일본 미술 전시관만의 독특한 점도 있다. 작품의 회전대에는 지진방지대가 설치되어 있어 일본의 잦은 지진에 대비하면서 소중한 품을 보호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설비라고 한다. 이 미술관의 독자적인 방법인 지진방지대(免震台)가 설치 되었는데 천판(天板:평평한 윗부분)이 지진의 흔들림을 흡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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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작품의 설명은 영어 설명은 없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회전판에 놓이지 않은 작품의 경우, 그릇의 굽을 볼 수 있도록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밑면에는 어느 곳에서 생산을 하였는지 그 곳의 인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까지 관람객이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점이 돋보인다. 그릇을 구울 때 바닥과 닿는 굽은 보통 유약을 닦아낸다. 유약이 열을 받으면서 바닥과 붙어버리면 그릇을 꺼낼 때 곤란하기 때문이다.

  

 

3. 중국 도자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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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ortant art object, Jar, Earthenware with applied medallions under three color glaze, Tang Dynasty, 7-8th century, gift of Sumitomo group

 

중국 도자기 전시실은 무덤에서 출토된 초기 한나라 시기의, 저온에서 대량으로 구워낸 작품들이 있다. 청자 기술도 이 시기에 최초로 개발되었다. 북조 시기에 백자가 처음 중국 북쪽 지역에서 구워지기 시작하였고 중국의 도자기 제작술은 아시아 전역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남송 시기에 대부분의 고급 도자기들은 Yuezhou에서 구워졌다. 송나라(960-1279)시기는 중국 도자기의 황금기였다.  

당나라 시기에 인기를 끌었던 세 가지 색깔로 빛을 낸 작품. 명에서 청나라까지 전국적으로 도자기 제작술은 급격하게 발달했고, 질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청화백자가 만들어졌다. 이 때 다양한 형태와 섬세한 몸체에 유약을 발라 멋과 실용성을 더해 제작하였다. 당나라 때는 다른 시기보다 빛깔이 더 다채로워졌다. 당나라 도자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당삼채다. 낙타나 외국인상 등 당시 활발했던 교역의 면모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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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 shaped ewer, Porcelain with overglazed enamels and gilt(Kinran-de) Jingdezhen ware / Ming Dynasty, 16th century

 

송나라 때 항저우에 새로운 도시가 건설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남송의 왕조를 위한 도자기들이 생산되면서 Longquan 등의 남중국 도자기들이 명성을 얻었다. 아름다운 남송의 도자기들은 동양 도자기의 우수성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정교하고 대칭적인 형태, 완숙도 높은 유약기술, 우아한 장식으로 유명하다. 뒤이어 명나라 시기에도 고급 품질의 도자기를 생산하였다. 한마디로 도자기 하면 중국을 떠올릴 만큼 도자기 제작술이 무르익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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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눈에 들어온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다. 부장품일까, 진짜 실용성이 있는 병은 아니다. 손에 꼭 쥐여질 만한 작은 크기의 병은 돌을 깎아서 정교하게 만들었다. 저기 동글동글한건 갑각류- 조개류 같다. 생물이 흙에 묻힌 다음, 원래 몸의 성분들은 녹아 사라지고 석회 성분들이 다시 그 틈을 채운것이리라. 보통의 화석들이 그러하다. 동글한 달팽이 모양의 형태가 암모나이트라면 중생대, 그러니까 적어도 1-2억년 전의 생물이다. 고대의 생물이 고스란히 조각되어 있는 것이다. 수억 년 전의 자연의 작품을 인간의 손으로 수 백년 전에 다시 빚어낸 것과 다름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게 많으니 그 의미는 더 깊어진다. 보는 재미가 깊어진다.

 

  

4. Dr Rhee Byung chang 이병창 박사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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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립 동양도자 미술관은 한국과 인연깊다. 이병창 박사(1915-2005)가 기증한 도자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 일본에서 공부를 하였고 은퇴할 때까지 토호부 대 경제 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토호부 대학교에서 1978년 <한국 미술 걸작선 Masterpieces of Korean art >집을 출판하였다. 이 박사는 한국의 국제적 지위 향상이 이루어지길 깊이 바라였고 그래서 한국의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에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특히 한국 도자기 분야에 있어 그의 안목은 무척 높았다고 전해진다. 1999년 동양 도자 미술관에 이 박사는 301점의 한국 도자기를 기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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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l, Celadon, Goryeo dynasty, 12th century , gift of Dr Rhee Byung chang

 

자신의 컬렉션 기부는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관계를 바라는 박사의 마음이 담겨 있었음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우수한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바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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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 bale shaped bottele, Buncheon ware with iron painted fish design, Joseon dynasty, 16th century , gift of Dr Rhee Byung chang

 

그래서 이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 미술관에는 이병창 박사의 기증 작품 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곧 한국의 우수한 도자기를 만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5. 중국 도자기 특별전 Temporary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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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Hakutoro collection - The Grace of Ancient chinese cera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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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l, Stoneware with black <Hare's fur> glaze, Southern Song dynasty, 12- 13th century, Jian ware type

 

기획전 「하쿠토로白檮廬 컬렉션-중국고도자 청완清玩」 은 2013년8월10일 (토) -11월4일 (월・대체휴일) 동안 전시되고 있다.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D전시실 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중국의 고대 도자기부터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자리다. 이 박사의 도자기 컬렉션 전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도 우사토 킨지卯里欣侍 의 아시아 도자기 기증으로 이루어진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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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l, Stoneware with black glaze and white slipe lim, Jin dynasty, 12 th century, Cizhou ware type

 

우사토 킨지는 중국도자, 한국도자, 중국공예품등 약180점의 컬렉션을 기증했으며 이 중 중국도자에서 90여 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신석기 시대부터 청나라시기 까지 5천년 중국 도자기 변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좋은 질의 도자기를 선보이고 있다. 위는 진나라 시기의 작품인데, 오늘날의 그릇에 견주어 모양이나 디자인이 하나도 뒤쳐지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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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r with two handles, pottery with painted decoration, Neolithic period,  ca. 2600-2300 BC

 

위의 항아리가 전시의 성격을 대변하는 작품이 아닐까 하다. <채도 쌍이호 彩陶 双耳壺>로 석기시대의 작품이다. 마가요문화반산유형馬家窯文化半山類型 에 속하며 약 40 cm 가량의 크기다. 유약처리 되지 않은 초기 토기 형태다. 오사카의 중국 전시실 초입에 놓여있는 이 토기를 보고 흥미가 더 생겼다. 이전에 다른 나라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보았던 작품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언가 다양하게 알면 알수록 더 깊은 무언가가 있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세상이 마치 하나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 토기는 분명 그 곳에서도 있었고 저 곳에서도 나타났다. 어떻게 최첨단 소통 장비 같은 것이 없던 시절 제각각, 그리고 닮은 것들을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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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박물관, Painted pottery pot with geometric lattice pattern, Banshan type of majiayao culture, BC 2600-2300

 

위는 중국 4대 박물관 중 하나인 상하이 박물관에서 보았던 토기와 무척이나 유사하다. 8천여 년의 유구한 중국 역사에서 태어난 도기와 자기들의 역사는 석기시대부터다. 아직 자기처럼 유약을 바르거나 하는 기술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눈에는 무척이나 현대적인 작품으로 보인다. 기하학적인 문양들은 세련되면서도 과감하게 그려져 있다. 좌우 손잡이까지,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모양이 닮았다. 예전에 왜 네모난 모양의 그릇도 있을 것이고 세모난 모양도 있을 수 있는데 그릇은 일단 둥근 모양이 기본일까 궁금해 했었다. 이유는 제작 기술에서 찾는다. 최초 토기를 굽던 시절에는 진흙을 손으로 빚어 모양을 만들거나 긴 띠를 쌓아 올려서 그릇을 만드는 방식이 같았다고. 굽는 온도가 낮았기 때문에 표면이 갈라지지 않게 하려고 단순하게 둥근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본다. 그래도 어떻게 먼 곳에서 서로 닮게 만들었는지 신기하다. 다시 봐도 태고 토기들은 닮았다. 북미의 전시실에서 보았던 토기와 비슷하다. 시작은 비슷했는데 제각각의 길을 갔는가. 바벨의 언어처럼. 고대의 유물은 알수록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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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od Guivessel, white pottery, Neolithic period , Longshan culture, ca. 2500-1500 BC

 

세 개의 다리를 가진 그릇을 볼 때마다 예사의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과 같으면 안정적으로 네개의 다리를 만들거나 아예 편평하게 바닥을 만들 것 같지 않은가? 고고학적으로는 이런 형태의 토기는 처음에는 원시적으로 음식담는 토기로 쓰였다가 청동기에 청동으로 만들어 졌고 이후 제기로 쓰였다 한다. 제사 제물을 익히는 용기로 쓰이면서 제기로 거듭났고 군주의 권력을 상징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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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 with four handles, Earthenware with three color glaze, northern Qi dynasty, 2nd half og the 6th century

 

위진남북조 시기의 북조 시기 작품이다. 중국은 도자기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나라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인 만큼 도자기의 역사 역시 뿌리 깊고 드넓다. 중국서 선교하던 당트르콜 신부는 1700년대 중국 도자기 기술을 유럽에 전했다. 이후 영국식 연질 자기는 본차이나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받으며 널리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원료인 포슬린이라는 이름 대신 원산지의 이름을 따서 '차이나'라고 불렀다. 1200도 가량에서 구워지는 이 자기는 경질이 아닌 연질 자기다. 본차이나 bone china라는 이름처럼 뼛가루가 50% 섞여 있고 고령토와 코니시 스톤이 반반 더해진다. 영국에서 소위 차이나 무늬란 버드나무 무늬다. 푸른 버드나무 문양의 본차이나 무늬는 다름 아닌 중국의 청화백자를 따른 것이다. 푸른 무늬는 하인과 귀족 여인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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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l, Porcelain with yellow / blue galze, Qing dynasty, Yongzheng Mark and Period 1723-1735, Jingdezhen ware type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 둘이었다. 빛깔이 어찌 이리 곱고 선명할 수 있단 말인가. 몇 백년 전의 그릇이 마치 몇 년 전 만들어진 양 제 색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세월이 참으로 무색하다. 고대에 이미 아름다움을 깊이 알고 그것을 구현했었고 지금은 그에 대한 반복 정도 아닐까 싶은 것이다. 손에 꼭 쥐여질 만한 크기의 그릇들. 몇 백년 전 가마에서 나왔을 때의 맑고 선명한 빛깔이 그대로이다. 레몬향이 터져 나올 것만 같은 노란색 黃紬과 하늘의 파랑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하늘 색 天淸紬 이었다.

  

돌아보는 내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보면 볼수록 고운 작품도 많고.

너무 크지도 붐비지도 않은, 아름다운 미술관의 흥미로운 전시여서 무척 만족했다.

일본어가 가능하면 자원봉사자가 진행하는 갤러리 가이드를 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주 전 신청하면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 오후 2시에 약 1-2시간에 걸쳐 작품을 설명해 준다.

 

 

Information

 

- 주소 : 大阪市北区中之島1-1-26

- 전화 : +81 6 6223 0055 - www.moco.or.jp

- 지하철 미도스지선 요도야바시 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 운영 : 9:30-17:00, 월요일 및 공휴일 다음날 휴무, 12.28-1.4 휴무

- 입장료 : 500엔, 대학생 및 고등학생 300엔, 오사카 주유패스 소지 시 무료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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