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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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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는 우린보다 1달여쯤 겨울이 늦다. 겨울에도 상대적으로 온화하여 늦가을, 초겨울 즈음의 풍경을 볼 수 있다. 겨울에도 초록이 지지 않는다. 대마도는 자연 그 자체가 아름답다. 울창한 숲과 그 사이로 흐르는 강,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있는 바다가 있다. 가을을 보려고 온 대마도, 슈시강 단풍길과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두 곳을 보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대마도,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鮎もどし自然公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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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남단의 이즈하라마치, 이곳에는 이즈하라항이 있어 대마도 여행의 중심지다. 그 이즈하라항에서 약 20여 분 내외의 거리에 계곡물이 쏟아지는 천혜의 자연공원이 있다.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鮎もどし自然公園이 목적지다대마도의 굽이 진 휙 하고 스쳐지날 뻔했다. 휴게소 옆에 세워진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표지석이 제대로 왔다고 말해 준다. 잠시 지나쳤다가 차를 돌려 판상의 돌지붕을 얹은 작은 휴게소에 멈췄다. 이시야네 石屋根, 돌지붕 휴게소다. 지구 심부에서 굳은 암석이 지표로 올라오면 압력이 사라지면서 판상으로 넓게 쪼개진다. 계곡의 매끈한 암석에서 판판하게 떨어져 나온 화강암 석판이 저 지붕일 것이다. 휴게소와 표지석 바로 옆은 잠시 앉아도 좋을 장소도 있다. 어느 곳을 둘러 봐도 산과 바다, 푸름 위에 푸름을 자랑하는 대마도. 그중에서도 자연공원은 캠핑장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머물기 좋은 곳들이다. 이즈하라마치의 아유모도시 자연공원도 그렇다. 캠핑장과 휴게소 등이 있는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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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원 이름이 곱다.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은 은어가 돌아오는 鮎もどし 자연공원이라는 뜻이다. 풍부한 수량, 맑은 물길 따라 은어가 오른다고. 은어의 강으로 다가간다. 세류바시 清流橋 다리가 계곡을 가로지른다. 뜨거운 여름을 지난가을 다리, 거미가 느긋하게 사냥할 뿐 사람은 없다. 건넌다.

흔들거리며 휘청이는 다리, 아찔함이 더해진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의 계곡은, 작은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일본 전역에서도 보기 드문 하나의 화강암, 그 거대한 암석 사이를 파고드는 강물, 대마도 어디에도 이렇게 유려하게 강물이 흐르는 계곡은 없다. 오직 이곳이다. 그래서 국정공원 중에서도 특별보호구다.

계곡은 저 멀리 짙은 숲에 닿아 있다. 계곡엔 세가와 강이 해맑게 흐른다. 세가와 강은 우치야마 분지에서 시작된다. 이 분지는 대마도 최고봉 야타테야마 矢立山와 다테라야마 龍良山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세가와 강과 다테라야마 원시림이 더해진 26헥타르의 산기슭이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이다. 1994년 정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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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은어가 헤엄쳤을 강. 한 세대는 짧지만 그 종의 존재는 해를 거듭해 이어진다. 수많은 가을 동안 물도 흘러갔고 이전해의 은어도 죽었지만 또 다른 물이 흐르고 또 다른 은어가 올라온다. 세대를 이어 은어는 또 거슬러 올라온다. 새삼 신비롭다.

신비에 손을 담근다. 가을비 덕분, 젖은 공기 아래로 콸콸 쏟아지는 물은 서늘하고 청량하다. 은어는 보이지 않고 단풍들이 어룽댄다. 절정을 지난 단풍잎들이 맑은 강물 속으로 뛰어든다. 투명하게 박제된 듯 단풍들은 얼음 같은 강여울 속에 정지한다, 이내 흘러 저 멀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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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 걷다 보면 캠핑장이 나온다. 세가와 강 유역, 표고 144m 높이엔 캠프장, 삼림욕장 등이 산책로와 연결되어 있다. 여름을 맞을 때면 계곡은 물놀이장. 맑고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계곡을 따라 여름이면 눈부신 웃음소리가 함께 쏟아질 것 같다. 한철 바쁜 때를 보낸 캠핑장은 쉼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을 맞은 계곡, 서늘하게 식어가는 모든 것들과 함께 캠핑장도 움츠러든다. 초록의 잎새들이 붉게 물들어 한 해의 끝을 알리고 사람들이 드나들던 문가에도, 다리에서처럼 거미가 느긋하게 거미줄 치고 하세월 하고 있다.

여름의 푸름도 좋겠지만 가을과 겨울의 차가운 고즈넉함이 흐르는 계곡이 나는 더 좋다. 습기 머금은 이끼와 삭아가는 부엽토, 조금씩 여위어가는 강물을 따라 잠깐을 걷는다. 붉은 단풍잎 끝이 조금씩 말라가고 있다. 침묵이 뭉근하게 가라앉은 서늘한 대기 속에 사물들은 진중한 표정을 짓는다.

다시 강을 건넌다. 흔들대는 다리 아래 자맥질 하는 단풍들. 몇몇은 저 멀리 사라지지 않고 이 강바닥 아래 잠겨들 것이다. 얼음장 같은 물에 썩지도 않고 붉은 어느 조각을 머금고는 강과 함께 얼어 붙을 것이다. ​은어의 강, 가을 곱다. 가을의 끝, 겨울이 밀려들고 있었다.

 

 

* 일본 대마도, 슈시강 단풍길 舟志のもみじ街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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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의 울창한 나무들, 하늘로 곧게 치솟은 반듯한 기둥들이 나란한 길은 정말이지 최고의 드라이빙 코스다. 구불대는 좁은 길 덕분에 빨리 갈수 없어 좋다. 천천히 달린다. 서늘해도 삼나무, 편백 나무 내음이 맑고 청량하여 창을 열게 된다. 이 숲길이 좋아 다시 왔다.

히타카츠항에서 불과 10-20분 달렸을까, 39번 국도가 나온다. 대마도의 북쪽 항구 히타카츠항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이 도로는 대마도에서 가장 찬란한 단풍 길이다. 바로 슈시강 단풍길로, 슈시 모미지가도 舟志のもみじ街道/しゅうしがわ もみじ街道라고 한다. 대마도의 슈시강이 흐르는 길은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 현 안에서 가장 단풍 고운 길로 꼽힌다. 7km 내외의 길은 짙은 초록으로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내는 삼나무와, 그 바로 아래 빨강과 노랑이 쏟아질 듯한 단풍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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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 소리. 늦가을 초겨울 무렵인데도 얼마 전 내린 비 덕분인지 물 흐름소리가 경쾌하다. 투명하게 울리는 물소리가 나뭇가지 사이를 흔든다. 유난스레 붉고 노란 활엽수들이 있는 건 강 곁이기에, 영양분 풍부한 부엽토가 골짜기에 많아서다.

슈시강 단풍길 7km 중 약 1.5km 정도에 노랑 짙은 단풍이 화려함을 뽐내며 모여 있다. 붉은 단풍보다 유난히 노랑 단풍이 많다. 굳이 지도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나무들은 색으로 온몸으로 멈추라 말한다. 조심조심 굽은 길을 돌던 차를 이내 세웠다. 저 색을 어찌 찰라에 스쳐 지나가며 볼 수 있을까.

호젓한 숲길에 자리한 쉴 곳. 숲 그늘 아래 머물만한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람들의 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 당신도 여기 멈춰 서 바라보아요, 단풍.이라는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안 그래도 곧 사라지니까 잠시라도 머물러서 보세요- 하는. 걸음과 숨이 부드럽게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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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곳의 날씨, 바람, 꽃 하나까지도 인연으로 만난다고 믿는다. 어제 내린 비도 인연이었다. 단풍진 잎새 위에 아직 마르지 않았다. 젖어서 더 명징해진 색깔들. 새벽녘 비 내림과 흐림에 아쉬웠는데 내린 비 덕분에 이렇게 색이 튕겨 오를 듯 진해졌다.

젖어 반들대는 빨강 노랑 주황 위로 햇살이 미끄러진다. 말 그대로 눈이- 부시다. 반짝, 물방울들이 단풍의 색을 끌어안고 맺혔다가는 툼벙툼벙 떨어진다. 가을의 눈물이 영롱하게 떨구어진다. 숲은 가을의 눈물에 젖어들며 깊고 푸른 숲내음을 내쉰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단풍의 절정이 늦었다. 11월 말, 12월 초순 즈음인데도 단풍이 남아 있다. 덕분에 나는 절정을 막 지난 아름다움을 마주했다. 자꾸 멈추어서 눈과 렌즈에 담게 된다.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씩은 분명 다른 풍경들이 한가득 기록되었다. 잃고 싶지 않은, 잊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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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이 잦아들기 시작하는, 막 지기 시작하는 이 때를 지극히 사랑한다. 벚꽃이 만개했을 때보다 만개한 뒤 호르르 눈꽃처럼 날려 지기 시작할 때, 단풍이 극으로 물들었을 때보다 반쯤 떨어져 내릴 때를 가장 좋아한다. 낙하하는 때를, 이 때를.

헤어짐이 예비된 아름다움이 더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한계를 품었을 때 더 아름답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사라지고 소멸할 것이기에 애틋함이 어린다. 절정은 곧 쇠락으로 흐르기에 처연함이 서려 있다. 그래서 이 아름다움은 서럽게 더 아름답다.

슬픈 찬란함. 안타까운 고움. 가만히 바라보았다. 노랑 잎 하나 손에 든다. 가까이 보아도 곱다. 습기 어린 잔디의 물기운이 컨버스 끝을 타고 스민다. 그래도 눈은 저 잎새 끝을 놓지 못한다.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다. 나도 모르게 바라보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 사람도, 사물도, 그리고 저 대자연도.

다시 놓는다. 낙엽 위로 떨어진다. 하롱하롱- 낙하하는 잎 위로는 새소리와 물소리가 겹쳐진다. 소리는 누적되지 않고 허공으로 흩어지지만 단풍은 퇴적되어 다음 단풍을 위한 자양분으로 쌓인다. 거대한 아름다움의 고리다. 피어오르고, 지고 썩어서는 다시 피어오른다. 자연은, 아름다운 흐름이다.

 

 

 

* 대마도,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鮎もどし自然公園 정보
- 주소 : Izuharamachi Uchiyama, Tsushima, Nagasaki Prefecture 817-0157, Japan
          (長崎県 対馬市 厳原町内山/長崎県対馬市厳原町豆酘字西龍良1249)
- 위치 : 이즈하라항에서 차량 20분 거리  / 주차무료
- 전화 : +81 920-53-6111 (여름만 운영)
- 캠핑장 : 여름만 운영, 2개월전부터 예약 가능, 텐트/텐트사이트/바베큐 시설 등 렌트됨 
- Data source : 대마도 부산사무소 http://www.tsushima-busan.or.kr/

 

* 일본 대마도, 슈시강 단풍길 舟志のもみじ街道 /しゅうしがわ もみじ街道 정보
- 주소 : 〒817-2333 長崎県対馬市上対馬町舟志
- 위치 : 대마도 북부 39번 국도(남북방향), 히타카츠 항구 바로 아래 남쪽길 
- 전화 : 0920-86-4838 (対馬観光物産協会 上対馬支部)
- Data source : http://www.tsushima-busan.or.kr/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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