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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 세계 유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이 있다. 아우토반은 과연 우리가 떠올리는 그런 곳이 맞을까? 아우토반을 직접 달려봤다.

 

 

아우토반은 어때요?

'속도 무제한’이라는 타이틀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한한 상상력의 불을 지피우 게 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아우토반이라고 하면 차가 떠서 다니기라도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아우토반은 우리의 고속도로와 다를 게 없는 그냥 독일의 고속도로일 뿐이다. 그러나 다른 것이 있다면, 합법적으로 과속을 해볼 수 있다는 것과 그런 도로를 통행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프랑크푸르트~프라이부르크 간 왕복 약 550km의 A5/A3 아우토반을 직접 체험해봤다.

 

 

아우토반의 허와 실

비행기가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넓은 숲지대를 가로지르는 아우토반이 눈에 들어왔다. 놀라웠다! 차들이 고속도로를 빼곡히 메우고 서있다시피한 광경 때문이었다. 퇴근 길 러시아워 때문일까. 착륙 후 렌터카를 인수한 후, 바로 아우토반을 탔다. 숙소가 있는 벤스하임까지는 공항에서 남쪽으로 약 50km 거리. 의심할 바 없이 40분 내에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었는데, 시작부터 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멈추기까지 했다. 결국 목적지에는 1시간 반 만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이럴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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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착륙 직전 보이는 프랑크푸르트와 교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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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웬일인가? 교통 정체가 심한 프랑크푸르트 주변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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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정보와 네비게이션이 본네트 위 허공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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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시원하게 뚫리지는 않는 아우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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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교통 정체 등이 있음을 알려주는 가변식 안내판 - 전광판이 아닌 점이 특이하다. 

 

 

 

다음 날 아침 상쾌한 마음으로 프라이부르크 방면 아우토반에 다시 올랐다. 여전히 중간중간 막히는 구간이 나왔지만 상황은 점차 나아졌다. 보통 권장 속도는 130km/h라고 하는데 물론 이 속도로 가는 차는 거의 없다. 가장 느린 주행차선에서 달리는 차들도 기본이 그 정도니 말이다. 처음에는 평상시 내지 않던 속도로 달리니 살짝 불안한 느낌도 들었는데, 얼마 후부터는 감각이 무뎌져서 180km/h 이하는 그다지 빠른 느낌을 갖지 않게 되었다.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었다.

어느 정도 속도에 익숙해지니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제한 속도가 있는 표지판이 속도 무제한을 알리는 검은색 원과 5개의 사선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마치 자동차 경주에서 출발 깃발이 올려지는 느낌이랄까. 이때부터 엑셀을 깊숙히 밟으면 차는 급격히 가속감을 전달하며 순식간에 150km를 넘는다. 이런 쾌감을 즐기려면 자연히 고성능의 차를 찾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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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고 속도를 낼 기회는 지방의 한적한 구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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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주변 노선은 편도 3차선 이상, 그 외 지방은 보통 2차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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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은 1차선으로 신속하게!

 

 

 

몇 년 전 뮌헨에서도 A95 아우토반을 이용한 적이 있다. 그때는 구간이 짧고 붐비지 않는 곳이어서 몰랐는데, 이번에는 아우토반의 문제점도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날 만하임 부근 도로에서였다. 앞 2,3차선이 모두 트럭 행렬로 막혀있어 추월차선으로 차를 옮긴 후 170km/h로 가속을 하였다. 그때 앞의 트럭이 그 앞의 트럭을 추월하겠다고 갑자기 추월차선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짧은 순간 많은 생각과 판단을 해야했다. 다행히 적당한 선에서 감속을 할 수 있었으나 고속주행 때는 저속 차량의 속도감이 없기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고속에서의 급한 제동은 큰 사고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속도를 내는 데에도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또한, 각종 공사 구간도 문제다. 구간 곳곳에 차량 정체를 만드는 곳의 많은 경우는 공사 구간인데, 속도 제한 구간이 자주 발생한다. 차량 정체의 원인이 사실은 통행량 때문만이 아니었음이 나중에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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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공사 중으로 한 쪽 차선이 통제되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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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이 많고 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구간에서 최고 속도를 낼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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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토반은 프랑스, 스위스 등 주변국 고속도로와도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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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근교 A3 아우토반. 확장 공사 중으로 속도가 80km/h로 제한 중이다 

 

 

 

아우토반의 존재 의의

아우토반도 주변국에서 유입되는 차량통행이 많아지고 각종 위험 구간에 대한 속도 제한, 유지 보수 공사가 늘면서 정체가 심해져 실제로 속도 제한없이 달릴 수 있는 구간은 전체의 약 2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이유로 아우토반의 유료화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독일 자동차 업계의 로비와 아우토반의 상징성 문제 등으로 실제 전면적인 유료화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

어쨌든 아우토반을 직접 체험하고 나면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오늘날 세계 최정상에 오르는데 아우토반이 큰 기여를 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늘 그렇듯 사람들의 창의성과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은 규제가 아닌 자유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까지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이 있었다. ‘아우토반’은 꼭 독일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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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속도로 쉼터에 가까운 형태의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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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과 벤치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휴게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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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토랑과 편의점까지 갖춰진 휴게소

 

 

[Information]

아우토반 (Autobahn)

아우토반이란 자동차 (전용)도로라는 의미다. 정식 명칭은 분데스 아우토반(Bundes Autobahn), 즉 연방 고속도로 쯤이 되겠다. 히틀러가 만든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그 당시 본격적으로 건설한 것일 뿐 아우토반의 구상 자체는 이미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Weimar Republic)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1935년 프랑크푸르트-다름슈타트 구간이 처음으로 개통한이래 지속적으로 건설되어 현재 총연장은 약 13,000km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출처 Wikipedia) 독일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등의 주변국 고속도로와도 연결되어 있다. 속도 제한이 없다지만, 화물차량은 80km/h로 제한되며, 통행료도 2005년부터는 12톤 이상의 화물차에 한해 부과한다. 단, 별도의 톨게이트는 없다.

 

[TIP]

-  1차로인 추월차선에 진입할 때는 멀리서 오는 200km/h가 넘는 초고속차량(대개 라이트를 켜고 옴)을 확인한 후 진입해야 한다. 

- 추월은 반드시 추월선을 이용해서 해야한다. 또한, 추월 후 뒷차에 자리를 내주려고 주행차선에, 즉 내차 앞에 급히 끼어드는 차가 간혹 나오는데 이점 주의해야 한다.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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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 낯선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타고난 여행가. 여행 매거진 트래비와 여행신문사의 객원기자로도 활동 중. 여행하며 발생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트래비와 일본 출판사 소학관의 웹진 @DIME에 연재 중. post.naver.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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