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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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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느 날 아주 높은 건물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게 됐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지상의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작게 느껴지더라고. 
도로 위의 자동차도 장난감 같고 차갑고 냉정해 보였던 사람들도 아이들 장난감 인형 같고, 
그렇게 높은 곳에 있으니까.. 갑자기 자신의 문제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더라며.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높은 장소에 올라가 도시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높은 데서 갖게 되는 넓은 시야만큼 내 문제에 대한 나의 시각도 넓어지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며 높고 높은 곳을 오르는 것은 아닐지.  
여행을 떠나며 나도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마르세유에는 산 정상에 자리한 성당이 있는데 도시와 바다를 한 번에 시야에 담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그곳을 목적지로 삼으며 마르세유 여행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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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영화 [카사블랑카]였다. 
1942년도 영화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대학시절 '영미문화의 이해'라는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보여주신 영화였다. 
그것도 한참 전 얘기라 사실 기억에 남는 건 말도 안 되게 예쁜 여주인공의 미모와 요즘 애들은 손발 오그라든다고 할 만한 멋진 대사들뿐이었다.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 라니.)
그런데 마르세유 여행을 계획하면서 문득 그 영화가 떠올랐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랑의 도피를 하려 했던 장소 마르세유. 특히 중간에 흘러나왔던 프랑스 국가의 제목이 '라 마르세예즈(마르세유의 노래)'인걸 보고 마르세유가 프랑스인들에겐 어떤 특별한 장소인 건가라고 생각했던 어렴풋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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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마르세유는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로 이탈리아, 동유럽, 아프리카인, 중동 사람들까지 모두 모여 이뤄진 다문화의 도시다.

실로 영화 속에서 망명을 하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 카사블랑카를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프랑스의 국가 '마르세유의 노래'는 평범한 군인에 의해서 작곡이 되었는데 마르세유에서 혁명을 지지하는 군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결국 국가로 선택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특히 이 국가는 '적들의 피로 땅을 적시자' 등의 너무나 격한 가사로 아직도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는데 마르세유인들의 혁명에 대한 갈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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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의 구항구(Vieux Port)는 이 도시의 중심이다.

주말이면 재래시장이 열려 다양한 해산물과 젓갈류 등을 판매한다. 항구 바로 옆에는 그렇게 갓 잡아올린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고 야외 테라스에는 와인과 함께 마르세유 지방 전통 해산물 요리인 '부야베스'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특히 마르세유는 올리브유로 만든 이 지방 특유의 수제 비누로도 유명한데 항구 근처에 열린 마켓에서 비누를 하나 구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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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항구에서 고갱은 지상 낙원을 찾아 타히티로 가는 배에 올랐다고 한다.

항구는 떠나보내야 하는 이별의 장소다. 프랑스에서의 삶에 지쳐 타히티로 떠나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던 고갱은 가족들에겐 무책임한 남편이자 아버지는 아니었을까.

남겨진 가족처럼, 항구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곤 말없이 기다리며 시간을 품는다. 

항구를 따라 걸으며 바다를 바라보니 여기가 진정 지중해의 도시라는 것이 느껴진다.
최근에 방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면서 드라마 속 촬영지는 그리스인데 마르세유 바다와 너무 비슷해서 지중해 바다는 다 똑같이 아름답구나 싶기도 했다. 

 

나의 목적지인 '노트르담 드 라 대성당'으로 가는 버스를 구 항구 앞 정류장에서 탈 수 있다. 
(걸어서 올라가도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아니기에 등산에 특히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버스를 강력히 추천한다. 요금은 2유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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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 도착했다.

19세기에 지어진 건물로서 남프랑스 지방의 대표 건축물로 꼽히는 성당이다. 당시 신 비잔틴 양식에 영향을 받아 프랑스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로마네스크 양식과 돔을 특징으로 하는 독특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특히 외관에 색색의 줄무늬처럼 보이는 벽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성당 건물보다는 이국적인 휴양지의 느낌이 났다. 외부 디자인을 패턴으로 사용해서 옷이나 가방을 만들어도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입장료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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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입구에서 바라보는 마르세유의 전경은 정말 장관이었다.지중해와 그 바다에서 불어오는 미스트랄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들이는 마르세유의 마을들. 수백 년 동안 그렇게 함께 공존해온 프로방스의 일상 풍경이었다. 

신기한 건 분명 높은 산자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데도 마을이 그다지 멀지 않게 느껴졌다. 100층 가까이 되는 고층건물에서 화려한 네온사인을 뿜어내는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는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내가 서 있는 곳도 바라보고 있는 곳도 그저 자연의 일부여서였는지.. 높은 곳에 있는데도 왠지 마음이 겸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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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둘러싸고 원 모양을 그리며 감상을 이어나갔다. 한쪽이 바다와 맞닿아있는 입구와 같다면 반대쪽은 마르세유가 보내는 일상으로의 초대 같았달까. 기분 좋은 붉은색 지붕을 한 높지 않은 건물들이 이 도시의 평화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어서 찾아간 마르세유였는데 나는 그곳에서 아래가 아닌 먼 곳을 바라보게 되더라. 눈앞에 펼쳐진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나는 그 순간 고마운 사람들이 떠올랐다. 가까이 혹은 멀리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 그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생각하면서 모두 오랫 동안 행복하기를 기도했다. 넓어진 시야가 그 순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만들었던 걸까.

마르세유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웠던 노트르담 전망대에서 한없이 행복한 기분으로 가득 찼던 그날의 기억이 마르세유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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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마르세유에는 이 지방 특유의 '나베트'라는 디저트가 있다. 버터를 사용하지 않아 아주 담백하고 오렌지 꽃물을 반죽에 넣어 오렌지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마르세유 구 항구 근처 언덕 사이 작은 나베트 가게가 있는데 1781년부터 오직 나베트만을 구워온 유명한 가게라고 한다. 마르세유에 갔다면 꼭 들러보시길. 
주소:  Four des Navettes, 136 Rue Sainte, Marseille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Lottie Lottie

여행과 음악을 사랑하는 자유기고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한 말 "The real voyage of discovery consists not in seeking new landscape but in having new eyes.(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이다)"이 여행의 모토이며 매일을 여행이라 생각하고 사는 생활여행자이다. 블로그: blog.naver.com/moon_river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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