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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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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에 떠나는 여행이라,

게다가 목적지가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변산 바람꽃'의 산지이기에

벚꽃은 아니더라도 활짝 핀 산수유나 매화쯤은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함박눈이 쏟아지는 때아닌 꽃샘추위에

꽃은커녕 매서운 바닷바람만 실컷 맞고 돌아왔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있어 추위가 길다더니 봄이 더디 오려나.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등 뒤를 비추던 햇볕의 따뜻한 기운이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

한껏 물오른 나뭇가지에서, 호미 끝에 걸려드는 조개, 주꾸미에서

스멀스멀 봄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첫날    서울 - 변산 곰소염전 - 채석강, 적벽강

 

  

 

 

사철 사람으로 붐비는 변산 해수욕장

 

 

 

 

변산은 낯선 곳이다.

 

서울 촌놈인 내게 어딘들 낯설지 않은 곳이 없겠느냐만

속초나 부산의 왠지 모를 익숙함에 반해

 

변산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 섬,

반도(半島)라는 것 외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사실 여행의 시작은 혹시나 꽃구경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신청한 변산의 콘도가

덜컥 예약되면서 부터였다. 스마트폰만 믿고 볼거리만 대충 검색해 계획 없이 떠났다.

 

그런데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전라북도에 접어들면서부터 김제의 너른 평야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비록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메마른 논이었지만 그곳에는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근사한 지평선을 볼 줄이야~! 

 

 

 

  

 

 

검은 소금밭, 곰소염전

 

 

김제에서 지평선이 새로웠다면 곰소에서는 산과 들에 둘러싸인 바다가 새로웠다.

부안나들목을 지나 국도를 따라 달리면 머지않아 서해의 곰소항에 닿을 수 있다.

 

곰소항은 국내 제일의 천일염이 생산되는 곰소염전으로도 유명한데,

태어나 처음보는 염전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태양열 발전판을 펼쳐놓은 것 같았다.

 

 

 

 

 

 

 

 

 

검은 염전도 이색적이었지만

묘한 기운을 풍기는 오래된 나무집이 내 시선을 끌었다.

염전 끝에 줄지어 서 있는 집들의 정체는 소금 창고.

 

부식을 막기 위해 외벽에는 검은 타르를 바르고,

소금의 간수가 잘 빠지게 하기 위해

사다리꼴로 지은 집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곰소염전의 소금은 바닷물을 오직 햇빛과 바람만으로 건조해 만든다고 한다.

봄에 생산되는 소금은 일교차가 적은 날씨 탓에 천천히 결정이 만들어져 맛이 순한데,

이런 봄 소금을 3년 정도 간수를 빼 장을 담그면 그 깊은 맛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만 권의 책 쌓아놓은 듯, 채석강

 

 

 

곰소염전에서 젓갈정식으로 배를 채우고,

격포를 지나 숙소가 있는 채석강에 접어드니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넋을 놓고 감탄사를 연발하다 보면,

오른편으로는 붉은 갯바위와 절벽이 바다를 감싼 적벽강이,

왼편으로는 수만 권의 책을 겹겹이 쌓아놓은 듯한 채석강이 보인다.

 

 

 

 

 

 

 

채석강은 이름 때문에 강으로 오해되기 쉬운데, 사실 강이 아니라 바닷가의 절벽이다.

이 곳에서는 교과서에서나 나올법한 중생대 백악기의 지층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바닷물에 침식되어 층층이 퇴적된 절벽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물때를 잘 맞춰가면 채석강 해안을 걸으며 말미잘 같은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도 있다.

 

 

 

 

 

 

채석강 주변은 물때에 따라, 계절에 따라 다른 경치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중 으뜸은 아마 해질 무렵이 아닐까 싶다.

 

숨죽이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해 질 녘 풍경.

붉은 태양이 바다에 잠기는 모습이 아름다워

연신 셔터를 눌러댔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더 좋은 카메라와 렌즈에 대한 열망이 커진다.

 

 

 

 

 

 

 

 

 둘째 날    하섬

 

 

 

 

 

 

하섬은 채석강에서 적벽강 쪽으로 10분 정도만 걸으면 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한 달에 두 번, 조석간만의 차가 큰 음력 1일과 15일을 전후해

썰물 때가 되면 섬까지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섬까지 오갈 수 있다.

 

하섬이 유명한 이유는 모세의 기적처럼 열리는 바닷길 때문이기도 하지만

썰물에 드러나는 모래개펄이 조개밭이라고 불릴 만큼 조개나 많아서이기도 하다.

 

 

 

 

 

 

정보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달랑 들고 떠난 나와는 달리

호미에 장갑, 장화까지 준비해 오신 시부모님.

 

전날 숙소 프런트에서 어디에 가야 조개를 많이 잡을 수 있느냐고 물으시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러 하섬 개펄 행이다.

 

여기까지 와서 무슨 조개잡이냐고 툴툴대던 남편은

호미질 한번에 몇 개씩 걸려나오는 조개를 보고는 입을 다문다.

 아버지께서는 제법 큰 주꾸미도 낚으셨다.

그것도 두 마리 씩이나!

 

 

 

 

 

 

 

 셋째 날   내소사 - 새만금방조제 - 군산 - 서울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는 내소사

 

 

아쉽지만, 전날 하섬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내소사가 이번 변산 여행의 마지막 코스가 되었다.

능가산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내소사는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는 수수한 매력이 있었다.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난 대웅보전의 꽃무늬 문살은 오방색 화려한 궁궐의 단청보다 아름다웠다.

 

 

 

 

 

 

 

 

볕이 잘 드는 산속이라 그런지,

바닷가에서는 볼 수 없던 봄꽃들이 하나 둘 씩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다.

 

 

 

 

 

 

 

 

성질 급한 매화도 몇 송이 피었다.

가지 끝에 동글동글 맺힌 꽃망울이 마른 옥수수 알 같다.

왜 매화를 팝콘에 비유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 

 

 

 

내소사 초입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내소사 전나무 숲길이 있다.

아직 바람이 찬데, 전나무 잎에는 언제나처럼 푸른 기운이 무성하다.

 

 내 키의 다섯 배도 넘는 높다란 나무를 올려다보며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니 온몸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가족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걸으니 즐겁다.

이 길에서 난 작정하고 남편과 시아버지의 사진을 남겼다.

훗날 남편이 이 길을 추억할 수 있도록.

 


 

 

 

 

 

쇠락한 옛 도시, 군산항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군산항에 접어드니 변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나지막한 판잣집, 꼬질꼬질 때가 묻은 건물들. 폐허가 된 빈집들이 많다.

정겹다고 하기엔 너무 안쓰러운 풍경이다.

 

군데군데 재개발 반대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것을 보니 곧 개발될 예정인가보다.  

군산항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수출하던 곳으로 번창했다.

 

해방 후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집을 짓기 시작했고

여기에 군산항 부두 노동자들이 가세해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산업화 대열에 편승해 수산업과 목재업이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의 군산항은 쇠락한 도시의 모습이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

 

 

군산항 주변에는 조선은행을 비롯한 일본식 건축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제의 잔재라며 무조건 때려 부수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이 건물들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있는데,

 

입이 떡 벌어지는 호화로운 가옥들을 보고있자니

수탈의 아픈 역사가 떠올라 씁쓸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드러낸 군산의 매력적인 모습에 반했다.

언제고 한번은 다시 찾아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먹거리

 

 

어머니의 도시락.

밥에 알알이 박힌 것은 콩이 아니라 손수 주워 깐 은행알이다.

 

 

 

이번 여행에도 시어머니의 도시락은 빠지지 않았다.

 제발 그만 하시라고 해도 새벽같이 일어나 밥을 지으시고, 찬을 챙기셨다.

쌀쌀한 기온에 혹시라도 밥이 식을까 스티로폼 박스에 도시락을 넣어 오셨다.

뜨끈한 물도 보온병 한가득 담으셨다.

 

가족들은 모두 혀를 내두르며 말렸지만,

그날 오후, 모두는 저 커다란 3단 도시락을 밥 한톨 남기지 않고 말끔히 해치웠다.

 

 

 

 

 

 

곰소염전 근처 식당에서 맛봤던 밥 도둑 게장과 젓갈정식,

아버지께서 직접 잡으신 주꾸미로 끓인 된장찌개,

대한민국 5대 짬뽕 중 하나라는 군산의 해물짬뽕.

사진으로 다시 보니 그때 그 향과 맛이 떠올라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남도의 음식은 모두 맛있다지만 특히 군산 복성루의 짬뽕은

군산에 다시 가야 할 이유가 될 정도로 맛있었다.

바깥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어머니께서도

 Two Thumbs Up 을 하셨으니 뭐, 다른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을까?

 

마침 올해, 2012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북 방문의 해다.

 전라북도 홈페이지(http://www.gojb.net/)를 보니 문화행사와 이벤트가 넘쳐난다.

 

당장 4월 7일, 이번 주말에는 남원에서 산수유 꽃축제가 열린다.

13일~15일에는 모악산 벚꽃축제, 26일부터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된다.

 

이미 봄맞이 여행을 다녀왔지만,

행사 스케줄을 보니 다시 남도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봄꽃을 핑계삼아 한번 떠나볼까나~^^

 

 

 

 

 

 

여행 팁

 

· 변산 가는 길 :

  1. 서해안고속도로 줄포IC에서 빠지면 바로 변산반도로 들어설 수 있다. 

  2. 군산을 경유해 새만금 방조제를 타고도 갈 수 있다. 

       갈때와 올때 코스를 각각 다르게 잡으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 숙소 추천 :

  변산 대명리조트. 지은지 3년 된 시설 좋은 리조트로 채석강을 끼고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아쿠아 월드가 있어 아이들 놀기에도 좋다.

 

· 전라북도 이달의 행사일정 :  바로보기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그린데이 그린데이

뜻밖의 멋진 풍경, 알 수 없는 만남과 헤어짐, 다양한 사람들의 천차만별 삶의 방식, 해변의 석양과 맥주 한 병을 사랑하는 낭만 여행가. 10년간 IT기업 홍보팀에서 웹과 소셜미디어 관련 일을 했으며 현재는 여행 블로거로 '그린데이 온더로드'(greendayslog.com/ 2011, 2012 티스토리 여행분야 우수 블로그) 및 각종 매체에 감성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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