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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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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의 어느 흐린 날.

 

도도한 푸른 하늘과 달리 회색 하늘은 지상에 가까이 내려 옵니다.

지상이 보드라운 비둘기 가슴털 색. 따스한 회색 이불을 덮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 회색의 날에 양조장을 찾았습니다. 추울까, 겨울 바람이 뺨을 할퀼까 염려 되던 날.

하지만 함께 가는 들뜬 사람들의 체온이 섞인 주변 공기 때문일까 많이 춥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체온이 찬 기온을 누그러뜨리는 걸까요, 좋아하는 걸 공유하는 즐거움의 체온이.

 

 

 

 

 

 

 

첫인상, 여주 능서 생쌀막걸리 양조장

 

 

 

 

 

 

여주의 능서양조장. 세종대왕릉 서쪽에 위치하여 능서라 칭한다 합니다.

도회지에서만 산 눈에 간판은 참으로 시골스럽다-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 안깁니다.

 

 

 

 

 

입구에 플라스틱 노란 박스에 줄 세워진 여주능서생쌀막걸리 통들.

두서없이 그저 빈 공간이라 자리하고 있다고 시큰둥하게 말하는 듯 합니다.

 

 

 

 

 

마당. 분재에 관심 있던 이가 가고, 그예 가꾸는 이 없고 귀찮아 베어버렸다는 나무들.

여느 시골집 마당처럼 꾸밈없습니다. 그냥 이렇게 산다오-라고 무심하게 내보이는 속.

 

 

 


 

 

 

사장은 있지만 공장장과 사무장이 운영하는 시골 양조장은, 반가이도 외지인을 맞아 줍니다.

귀찮을 법도 한데, 돈 되지도 않은 외지 뜨내기를 맞는 품이 적이나 고맙습니다.

 

그 마당으로 나온 양조장 공장장. 얼굴엔 웃어 만든 주름이 자글자글.

나이는 한참이신데 양쪽 눈 끝에 개구쟁이 웃음이 가득합니다.

천진함은 늙지 않는가, 막걸리를 빚고 마시기에 그럴까요.

 

수십 년 막걸리를 만들었다고, 호탕히도 웃으며 설명을 시작하십니다.

73세. 나이의 무게감을 잊게 만드는 눈웃음과 함께 25년의 경험을 풀어냅니다.

술 빚으려면 물이 좋아야 한다며, 막걸리 빚는 비법을 자근자근 설명해 주십니다.

세월에 녹여낸 경험이 가득. 비법 공개해도 되냐고 물으니, 해보면 다르다며 웃으십니다.

 

 

 

 

 

  

 

 막걸리의 시작, 곡식 익히기

 

 

 

 

 

 

양조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가득 밀려드는 수증기.

이내 사람들 사이로 스며서 사람들의 모습을 흐릴 정도로 피어오릅니다.

 

뜨끈하고 부드러운 훈김. 곡식이 익는 내음이 숨에 밀려들면 마음 푸근해집니다.

엄마가 매일 아침마다 지어내던 밥의 훈김이 떠올라서 그럴까요, 속이 들어차는 기분.

 

이 증기로 빚어내는 여주의 술. 여주능서막걸리는 쌀과 밀가루가 반반 들어 갑니다.

허나 동동주는 쌀 100%. 알코올 도수 12%로 내어 식당으로 보낸다고.

1.5리터 한 통 2700원, 이윤이 남을까 걱정스러울 만큼 싼 가격입니다.

 

 

 

 

 

술의 첫 단계, 쪄내는 거대한 통엔 노릿한 밀가루만 있는 듯 해도 쌀알이 있습니다.

새벽 5시 언저리부터 전날 반죽한 밀가루와 불린 살을 증자솥으로 쪄냅니다.

쌀을 물에 불리는 새에 밀가루는 물 붓고 반죽기로 반죽을 해 둡니다.

 

 

 

 

 

 

다 익으면 쪄내면 식히기 위해 삽으로 퍼내어 고루 펴 둡니다.

고루 펴기 위해 만든 도구의 손잡이는 세월 버티느라 잡이 부분이 꽤나 벗겨졌습니다.

 

 

 

 

 

땀이 흐릅니다. 땀 섞인 음식이 맛있는 법이라며 또 웃는 양조장 공장장님.

퍼낸 밀가루와 쌀을 잘 펴서 한 김 식히고 나서 덩어리지지 않게 기계로 분쇄합니다.

 

 

 

 

 

한 뭉치 입에 슬쩍 넣었습니다. 아무 맛 없는 듯 하다 씹어대니 단맛 나기 시작합니다.

아밀라아제가 탄수화물을 당으로 분해하기에 느껴지는 뭉근한 단맛.

조금 후 균들이 저처럼 이렇게 탄수화물을 분해할 것입니다.

 

오물대며 옛 양조장을 상상해 봅니다. 주전자 酒煎子는 말 그대로 술을 채웠던 그릇이지요.

옛적 주전자를 들고 꼬맹이들이 동네 양조장을 들렀을 겁니다. 술 심부름으로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한 김 식히던 술의 밑밥에 군침을 꽤나 흘렸겠지요.

 

그리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 술을 담은 주전자,

한 두 모금 꼴깍대지 않았을까요.

 

 

 
 

 

 

 

 

 

막걸리의 탄생, 발효시키기

 

 

밀가루 막걸리는 노리끼리하고 텁텁한 감이 있습니다.

멥쌀 막걸리는 비교적 단맛이 덜하고 가볍고 달보드레한 맛이 납니다.

찹쌀 막걸리는 당의 알코올화 후에도 당이 남아 달고 향이 더 복합적이지요.

 

 

 

 

 

여주 능서 생쌀막걸리는 백국균을 써서 빚는 쌀과 막걸리 반반의 술입니다.

백국균이 번식하는 종국실입니다. 백국균을 온도 조절이 되는 시설에서 증식합니다.

누룩의 본체, 균 배양실을 보인 건 주인이 안방을 훤히 내 보이신 것과 다름 아닙니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남의 손 타지 않아야 할 곳 내보이신 것이니, 귀한 견학 기회였습니다.

 

 

 

 

 

 

본격적인 막걸리의 발효실. 벽은 두껍습니다. 덕분에 온도와 습도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커다란 단지, 예전에 술에 과세하기 편하게 용량을 정해 전국적으로 쓰던 항아리입니다.

 

 

 

 

 

 

지금은 청소와 온도조절 등 관리하기 편한 스테인리스 통을 같이 쓰십니다.

발효되면서 통의 온도가 올라가면 통 주변에 찬 물을 흘려 온도를 내려 줍니다.

자동화 되어 많이 편해 졌다고 합니다. 인건비의 부담이 큰 때에 다행 아닐수 없지요.

 

 

 

 

 

작은 단지는 주모라고 합니다. 균의 개체수를 늘이는 중입니다.

술을 빚기 위해 많은 수의 균을 얻어 내려고 종국실의 균을 더 많이 배양하는 겁니다.

 

항아리에 주모에서 증식시킨 균 넣고, 한 김 식힌 찐 쌀과 밀가루, 지하수 붓고 섞습니다.

큰 통에 콸콸 쏟아지는 지하수. 술맛은 물맛이라 했던가요. 이곳 지하수는 차고 맑았습니다.

 

섞고, 기다립니다. 시간이 술을 빚지요. 온도와 습도 맞춥니다. 본격적으로 술이 되는 때.

탄수화물이 당이 되고, 당은 알코올로 변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요.

 

 

 

 

 

 

 

떠오른 이산화탄소와 삭은 밥알이 공기와의 차단막을 이룹니다.

그러니 뚜껑 덮어 밀폐치 않아도 공기 중 산소가 술로 녹아들지 못합니다.

균들은 혐기성 환경에서 당을 알코올로 변화시킵니다. 술이 되어- 익어 갑니다.

 

쏴아아- 싸르르, 술 익는 소리는 바닷가에서 주은 소라를 귀에 대었을 때의 소리.

불을 가하지 않아도 불을 가해 끓이는 듯, ‘술’이란 말의 어원이 여기서 비롯됐다 하지요.

 

단순한 재료가 복합적인 맛과 향을 지니게 되는 건 참으로 매력적인 일입니다.

누룩과 섞은 찐 쌀과 밀가루는 발효 과정을 통하여 제 향과 맛을 찾아갑니다.

부글부글 끓으며 열을 내고 소리를 내고 시큼털털한 술 내음을 풍깁니다.

 

술 끓어오르는 빛깔은 보름달 아쉽지 않은 샛노란 빛깔. 참 곱습니다.

시간 지나 밥알 삭아지는 만큼 익어가는 술 맛은 진해집니다.

 

 

 

 

 

탁주, 청주, 소주는 태생이 같습니다.

막 걸러 탁하게 내면 탁주, 용수 박아 맑게 거르면 청주.

그리고 이를 증류하여 높은 도수의 술로 걸러 내면 소주라 합니다.

여기서 보통 탁하게 물을 섞어 걸러낸 술을 막 걸러낸, 막걸리라 부릅니다.

 

항아리에서 익은 술은 대략 14-16도 내외, 물을 섞어 막걸리 도수 6%를 맞춰 출하합니다.

1.5리터 통들에 담아 노란 박스 척척 채워 원하는 곳으로 배달하면 짧고도 긴 공정의 끝.

 

 

 

 


 

 

 

술 빚는 건 위생, 청소가 중요합니다. 잡균 없이 깨끗하게 빚어야 하니까요.

나오는 길에 보니 일하시는 분이 묵묵하게 혼자 통을 씻고 계셨습니다.

우르르 밀려든 이방인의 족적 때문인가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막걸리, 함께 마시기

 

  

  강냉이가 익거든 와서 자셔도 좋소, 라 했지요. 잘 익은 술 있으면 지인이 떠오릅니다.

혼자 기울이는 술보단 함께 기울여야 제 맛이 날 테니까요. 술은, 함께. 사람과.

 

 능서 막걸리의 옆집은 작은 술집을 들렀습니다.

 오! 능서 막걸리. 능서막걸리 옆집 다운 술집. 능서 막걸리와 능서 동동주를 팝니다.

 

 홍대의 엣지니 모던이니 하는 치장을 한 술집에 비하면 참으로 소박합니다.

저는 이런 술집이 좋습니다. 제 사는 모습 섞어 드러내며 주섬주섬 영업하는 분위기.

부담 없는 품에 적이나 마음 풀고 앉아서 먹고 마시는, 다리 뻗고 먹는 딱 그러한 분위기.

 

 

 

 

 

 

가게는 담박하나 안주는 걸게 나왔습니다. 주인 아주머니 손이 큰가. 담뿍담뿍 담겼습니다.

꾸들하게 식은 돼지껍질을 다시 부탁하니 야들야들 쫄깃하게 다시 볶아 내주셨지요.

 

 투벅투벅 썰은 큼직한 묵, 야채와 버무려 한 접시 그득하게 내오셨고,

막걸리의 단짝인 파전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난로 양푼에는 딱히 청할 필요도 없이 퍼다 먹으면 되는 어묵이 익어갑니다.

어묵 국물 한 사발 잡고 들이키면 손끝에 배어 있는 추운 겨울 색이 간데 없어 집니다.

 

 

 

 

 

밥 대신 먹은 술이 막걸리입니다. 술꾼보다 농사꾼의 배를 더 많이 채웠을 것입니다.

오늘의 술은 술꾼도 농사꾼도 아닌 막걸리를 아끼는 사람들의 배를 채웠습니다.

 

능서막걸리, 통 크기가 여느 막걸리의 두 배. 나누어 먹으란 말일까요. 보다 많은 사람들과.

술 한잔 같이 마시니 기분이 달뜹니다. 사람들의 사이도 조금 더 따뜻하게 달아올랐을까요.

낯선 사람들이 한잔 술 나누면서 가까워지는 걸 보면, 술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이유를 빌미 삼아 한잔을 따르고,

한잔을 마시며, 한잔을 권하고, 한잔을 청하여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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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지방의 소규모 양조장을 직접 방문해 본 건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마트의 상품이 아니라 누군가의 굳은 살 박힌 손에서 난 음식으로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대기업의 막걸리도 있지만, 우리나라 곳곳에서 장인들 손에서 태어난 막걸리들도 많습니다.

지방에 가시면 동네 수퍼에 들러 보세요. 그곳의 물 맛 품은 막걸리가 있을 겁니다.

지역의 색을 살뜰히도 전해주는 막걸리, 그 매력을 많은 이가 알았으면 합니다. 


 
 
 

 

 

능서탁주합동 제조장

 

 주소 : 경기도여주군능서면번도리 493,

전화 : 031-882-4315 - 1박스 단위로 택배 주문 가능 

상품 : 여주능서생쌀막걸리(알코올 6%, 용량 1.5리터)

            아스파탐 (페닐알라닌 함유 / 단맛이 아주 진하지 않으면서 맛의 균형이 좋은 막걸리)

 

 

 

술집 오능서막걸리

 

주소 : 능서양조장 바로 옆 

전화 : 031-883-6711

메뉴 : 족발탕 (35000), 닭볶음탕 (30000), 제육볶음/삼겹살 (10000)

            동태찌개/김치찌개/된장찌개/백반 (6000)

            참이슬/제이 (3000), 매화수/하이트맥주 (4000),

            막걸리 (5000), 동동주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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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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