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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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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풍기는 터키의 전통 마을,

사프란볼루(Safranbolu)에서 커피 한 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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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북서부에 위치한 사프란볼루는, 그 이름에서부터 꽃냄새가 나는 마을이다.
예전에는 이 마을이 사프란 꽃의 군락지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이 마을을 대표하는 건 사프란 꽃이 아니라 잘 보존되어 있는 오스만투르크 시대의 목조 건물이다.
이 건물들 때문에 유네스코는 1994년 사프란볼루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사프란볼루가 이런 영광을 안게 된 것은 당연히 우연에 의해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이 마을은 몇백 년 된 전통 건물들을 지키기 위해, 개발을 철저히 규제해 왔다고 한다.
덕분에 현재의 사프란볼루는 터키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휴양지 중 하나가 되었고,
그렇게 관광객이 많이 드나드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골 냄새가 남아 있는 아름다운 마을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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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프란볼루를 찾은 건, 한 달 가량 이스탄불에서 머물고 난 후였다.
어느새 익숙해져 있던 세계적인 관광 대도시를 떠나 사프란볼루에 도착하자,
바라보기만 해도 평화로운 기분이 느껴지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사프란볼루에서 할 일은, 무언가를 보기 위해 바쁘게 걸어다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걸음을 멈추고 한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마을을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
그 동안 긴 여행이 있었다면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도,
한국을 떠나 이곳까지 날아와야 했던 이유가 있었다면 그 이유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는 것도 이 마을과 무척 잘 어울리는 일.
그래서 이 글에서는,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장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HIDIRLIK PARK (흐드를륵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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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프란볼루의 구시가지라 할 수 있는 '차르시(Carsi)'에서, 한 십분쯤 경사진 길을 오르면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이 하나 나타난다.
그곳이 바로, 사프란볼루를 가장 잘 내려다볼 수 있는 흐드를륵(Hidirlik) 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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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운 이름의 이 언덕에 오르면 노천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사실 처음 이 언덕을 찾아갔을 때만 해도 이곳에 카페가 있는 줄은 알지 못했다.
그런데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여러 개의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4월의 사프란볼루는 마치 한여름처럼 날이 더웠기에, 오르막길 끝에 쉴 곳을 찾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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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별 망설임없이 테이블 앞에 자리를 잡고 앉자, 웬 남자가 한 명 다가와 'Tea?'하고 물어왔다.
그제야 이곳이 카페임을 알아차린 나는, 마침 커피가 그리웠기에 우유를 섞은 커피를 한 잔 부탁했다.
그러자 남자가 사라진, 사진 속의 하얀 건물이 바로 카페 건물이다.
공원 안에 들어갈 때 1리라(한화로 약 500원)를 내는 대신, 카페는 차를 마시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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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 앞에 앉아 성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프란볼루가 한 눈에 보였다.
그 동안 이 풍경을 지켜낸 마을의 노력이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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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확 트인 전경에 넋을 잃고 있자니, 곧 탁자 위로 커피 한 잔이 도착했다.
그 후로는 누구도 나를 신경쓰는 이 없었고, 나를 신경쓰이게 하는 이도 없었다.
공원 안은 너무나 한적하고 평화로워서, 문득 여행 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때마침 가방 속에 다이어리를 챙겨 온 걸 기뻐하며, 오랜만에 여행을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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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프란볼루는 주말이 되면 이곳을 찾는 터키인들로 인해 갑작스레 북적거리는 대신 평일에는 굉장히 한적하다.
심심할 만큼의 그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프란볼루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사실 사프란볼루는 아주 작은 마을이라, 반나절이면 이곳을 다 둘러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마을에서 열흘을 넘게 머문 나는, 대여섯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
결국 매일 아침 식사를 끝낸 후, 이곳을 찾아와 커피를 마시는 것은 나의 중요한 하루 일과가 되었다.
나는 이곳에 앉아서, 어떤 날은 여행 일기를 썼고 어떤 날은 사진을 정리했고,
어떤 날은 책을 읽었으며, 어떤 날은 졸음을 못 이겨 탁자에 엎드린 채 낮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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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햇볕이 너무 눈부신 날이면 그늘 아래의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그러고 있노라니, 매일매일 나를 보는 일에 익숙해진 카페 주인이 내 앞에 쓰윽 과자를 한 접시 두고 갔다.
별다른 말도 없이, 간식거리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정겨움이 있는 곳.
그래서 나는, 흐드를륵 언덕에서 마시는 커피를 그렇게나 좋아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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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하루에 두 번, 이곳을 찾기도 했다.
낮의 사프란볼루가 아니라, 해가 지는 사프란볼루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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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여기저기서 불이 켜지며 낮의 마을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사프란볼루가 나타났다.
그리고 석 달 간의 터키 여행을 끝낼 무렵, 나는 생각했던 것 같다.
터키에서 마셨던 커피 중 가장 맛있는 커피는, 바로 흐드를륵 언덕에서 마셨던 그 커피라고 말이다.

 

  

INFORMATION

 

HIDIRLIK PARK(흐드를륵 공원)

가는 길: 차르시에서 카이마캄라르 뮈제 에위(Kaymakamlar Muse Evi)가 있는 골목을 따라 쭉 올라간다.
입장료: 2013년 4월 기준, 1TL(1터키리라=한화로 약 500원)
가격: 홍차 1TL, 꿀차 2TL, 커피 3TL.

 

 

 

CINCI HAN (진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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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는 흐드를륵 언덕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
사프란볼루에 있는 동안, 비가 내린 날이 딱 하루 있었는데 그 날은 흐드를륵 언덕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어디서 커피를 마실까, 고민을 하다가 '진지 한'을 찾아갔다.
진지 한은, 실크로드의 여행자들이 묵고 가던 숙소로서 지금도 호텔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묵지 않아도 안을 구경할 수 있으며, 차나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카메라와 다이어리를 챙겨 들고 진지 한을 찾아갔다.

 위 사진은 진지 한의 정문. 커피를 마시고 나오는 길에 찍은 것인데, 문앞까지 나와서 나를 배웅해주는 사람들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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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서자, 작은 분수가 있는 정원이 나타났다.
그 정원을 둘러싸고 1층과 2층에, 여행자들이 묵을 수 있는 방이 있다.
아마도 사프란볼루에서 가장 고급스런 호텔이 바로 진지 한일 것이다.
가난한 여행자였던 내가 묵기엔, 가격이 부담스러운 곳.
그래서 이렇게 찾아와 커피 한 잔 할 수 있게끔 문을 열어둔 것이 더할나위 없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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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가로, 테이블을 놓아 카페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도 할 수 있고 차도 마실 수 있다.
실내에도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는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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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옆 벽에는, 오스만제국 시절의 황제들 그림이 걸려 있었다.

내가 진지 한을 찾았을 때는 나 말고는 어떤 손님의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호텔 직원들이 객실 청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머무는 여행자가 있는 것 같았음에도 말이다.
덕분에 진지 한에 앉아서, 갓 비가 그친 사프란볼루의 평화로움을 혼자서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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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돌로 지어진 진지 한은, 사프란볼루의 목조 건물들과 대조를 이루는 멋이 있다.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이렇게 조용한 마을을 여행할 때나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것.
역사성을 가진 데다 이 지역에서 가장 멋진 건물로 손꼽히는 곳인 만큼,
사프란볼루를 찾았다면 꼭 이곳에 묵지 않더라도 한 번쯤 안으로 들어와 커피 한 잔 하고 가길 권한다.

 

 

INFORMATION

 

CINCI HAN(진지 한)

가는 길: 사프란볼루의 차르시 지역, 한 가운데 위치한다. 인포메이션과 버스 정류장에 인접해 있다.
입장료: 성인/학생, 2TL/1TL
가격: 커피 3TL
홈페이지: http://www.cinci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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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특별히 사프란볼루를 사랑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 마신 커피만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네스카페 커피를 우유와 함께 타서 설탕 두 개를 넣은, 평범하디 평범한 그런 커피였다.
그럼에도 그 커피를 그토록 좋아했던 것은, 아마도 사프란볼루가 가진 매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특별히 커피를 마시기에 좋은 장소들이 있다.
나에겐 마드리드의 레티로(Retiro) 공원이 그러했고, 이스탄불의 베식타쉬 지역에 위치한 노천까페가 그러했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사프란볼루의 이곳들이 그러했다. 

걷다 보면 골목 어디에선가 갑자기 한글로 씌어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나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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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기 그지없는 그림들이 길가에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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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분들을 가득 심은 어여쁜 수레가 어느 집앞에 세워져 있는 마을.
이 정겨운 터키의 전통 마을에 들른다면, 조용한 이 마을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고 가라고 권하고 싶다.

 

 

플러스 여행팁 : 

- 사프란볼루까지는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7시간(2013년 기준, 40TL), 앙카라에서는 3시간(25TL) 정도 소요된다.

- 터키인들이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사프란볼루를 많이 찾으므로, 느긋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주말을 피하는 것이 좋다.

- 최저가 터키 항공권 검색 : http://www.hanatour.com/asp/booking/airticket/gi-10000.asp

- 터키 자유여행 시작하기 : http://www.hanatour.com/asp/booking/mtravel/rmt-00000.asp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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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여행하기'를 모토로 좋아하는 축구를 좇아 세계 각국을 유랑했다. 축구 전문 미디어 '스포탈코리아'와 전문 잡지 '풋볼위클리'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미디어에 시민기자로서 투고 중이다.

  • 좋아요 1
댓글 1
  • 으음...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시골의 여유가 느껴진느 곳
    황은지 2014.01.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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