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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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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따뜻했던 호주, 진주의 도시 브룸 

 

호주 여행 중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곳을 손꼽자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두 달간 머물렀던 '브룸(Broom)'을 떠올릴 것이다. 다윈과 퍼스를 오가는 젊은 여행자들의 작은 쉼터였던 브룸은 평화로운 케이블 비치와 낙타 그리고 진주가 특히 유명하다. 그러나 이것들이 브룸을 대표하는 아름다움은 결코 아니다. 이곳은 원래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지널(Aboriginal)의 오랜 터전으로 그들의 문화와 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며, 오랜 세월동안 지구의 역사를 새긴 위대한 자연 유산을 품은 땅이기도 하다. 그저 스치듯 지나가기엔 너무나 아쉬운 지역이니, 호주 북서부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며칠간 머물며 음미해보길 바란다. 

 

 

빛나는 진주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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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룸은 호주 퍼스에서 북쪽으로 2,389km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로는 약 3박 4일간 로드 트립을 해야 하지만 비행기로는 3시간~4시간이면 닿는 곳이다. 퍼스에서 오른 비행기를 아래로 푸른빛 뽐내는 바다가 펼쳐진다. 그 빛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하늘에서 수많은 풍광을 봐왔지만 그토록 내 마음을 뺏긴 바다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국의 시골 버스 터미널만한 공항에 내리면 이내 타운이 나타난다. 낮의 타운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함마저 느껴지지만 고요함 속에서도 작은 상점들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호주의 숨겨진 명소였던 브룸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진주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타운 곳곳에는 진주가게가 즐비하다. 샵에는 한 알에 500달러가 넘는 진주부터 아주 저렴한 진주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진주를 구입할 수 있다.

밤의 모습은 또 다르다. 낮 동안의 더위가 물러나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때 쯤이면 네온 불빛과 함께 레스토랑과 펍에서는 신나는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얼큰하게 취한 젊은이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마치 매일매일이 토요일 밤인 양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내가 브룸을 사랑하는 이유 : 케이블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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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모습이 확연히 다른 브룸 타운을 조금 벗어나면 5km 이내 케이블 비치가 나타난다. 케이블비치로 내려가기 전에는 잔디밭과 야자수로 이뤄진 광장을 볼 수 있는데, 이 광장 주위로  레스토랑, 카페가 늘어서 있다. 해가 질 무렵이면 관광객들로 광장 주변이 발 디딜틈 없이 붐빈다. 이곳 케이블 비치의 선셋이 아름답기로 소문났기 때문. 우리 역시 그 소문의 진위를 밝혀보기 위해 해 질 무렵 케이블 비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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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비치에서 유명한 것이 또 있다. 바로 낙타 사파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 낙타 사파리는 30분과 1시간짜리 투어가 있는데, 아침부터 선셋타임까지 다양한 시간대에 걸쳐 운영된다. 물론 선셋타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가격 역시 투어 시간에 따라 다르며, 선셋타임이 가장 비싸다. 대략 35달러 ~ 75달러 정도. 브룸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에게 인기만점인 액티비티다. 

현지인들은 터프한 생김새의 사륜구동을 타고 케이블 비치의 모래 위를 누빈다. 그러고보니 타운 곳곳에 보통의 세단형 자동차보다 사륜구동이 많았던 것이 기억난다. 석양과 함께 해변 드라이브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슬그머니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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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전거로 해변을 달리는 것도 방법이다. 아름다운 케이블 비치를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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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하늘이 붉게 물드는 시간. 하늘뿐만 아니라 바다도 함께 붉게 물들어 간다.  해가 지는 순간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가슴 어딘가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파도가 밀려나 바닷물을 촉촉히 머금은 모래사장 위로 오묘한 오색 물감이 퍼져나가고... 이내 하늘과 바다, 땅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온통 강렬하고 진한 색으로 물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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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고요했던 케이블 비치. 숨막히도록 아름다웠다는 기억만이 뇌리에 강렬히 박혀있다. 브룸에서 머문 두 달 간 수없이 많은 석양을 바라봤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이곳의 석양은 매일 다른 모습이었다. 내가 이 모든 시간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 기억력은 그저 감탄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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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완전히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고... 붉은 하늘이 점점 어둠과 뒤엉켜 갈 그 무렵, 난 그 때가 가장 좋았다. 석양의 여운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순간이었기에. 나와 같은 마음이었던 사람들이 많았는지, 해가 진 후에도 사람들은 일어나지 못하고 완전히 어둠이 바닥에 깔릴 때 까지 그곳을 지킨다. 

브룸은 언뜻 보기엔 무료한 도시다. 워낙 작기도 하고 큰 유흥거리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시간이 가장 잘 흘러가는 곳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케이블 비치로 나와 해가지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이 흐르는 것을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낮에는 큰 파도와 함께 수영을 즐기고 밤에는 석양을 바라보는 것. 어쩌면 이것이 브룸을 만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무려 22km에 달하는 케이블 비치의 끝없는 백사장을 거닐며, 바람에 머리카락에 흩날리며,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석양을 올려다보던 그 시간.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게 아주 강렬한, 그리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왓쯔업 써니 왓쯔업 써니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였으며, 뷰파인더로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여행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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