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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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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봄맞이 교향악 축제, 봄을 노래하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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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그 자체로 축제다. 움츠렸던 모든 것들이 터져 나오는 계절이다. 살그머니 다가오거나 조심스레 밀려드는 것이 아니라 폭죽이 터지듯 환호하며 다가온다. 아름다운 봄, 게다가 곧 사라지는 봄이기에 애틋하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4월이 오자마자 봄 같은 사람이 연락을 해왔다. 영화 '4월 이야기'를 좋아하는, 벚꽃을 연상시키는 사람이다. 수요일에 보기로 했다. 수요일은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수요일은 4교시, 짧은 수업시간 때문이었지. 시옷의 서늘한 발음도 좋다. 지금도 수요일이 좋다. 한 주일의 정점에 서 있는 수요일이 지나면 일주일의 고비를 넘긴 듯해서. 그러니 봄맞이에도 좋은 요일, 수요일이다.

  

  

봄맞이 대표 축제, 교향악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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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축제가 열리는 예술의 전당에서 만났다. 2014 교향악축제. 1989년부터 음악당 개관을 기념하여 시작된 뒤 26회째 계속 되어온 축제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봄맞이 축제 중 하나다. 4월이 좋은 이유는 이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의 즐거운 얼굴 표정. 손꼽아 기다린 것이 봄일까 봄의 교향악 축제일까. 매년 이어져온 봄맞이 축제인 만큼 매년 이 축제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사람도 늘어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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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축제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교향악단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4월 1일부터 18일까지 KBS 교향악단을 비롯해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산시립교향악단, 전주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서울시립 교향악단, 울산시립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이 공연한다. 좋아하는 악단과 프로그램을 골라 보는 즐거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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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전국 18개의 교향악단이 교향악 축제에 나선다. 무엇보다 올해는 실력 있는 여성 음악가들의 자리가 돋보인다. 벨기에의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13년 우승자의 협연 무대도 있다. 놓치기 아쉬운 공연이 많다. 그래서 이 교향악축제를 손꼽아 기다리는 음악애호가들이 많다. 가족, 연인들, 학생들도 혼자, 또는 삼삼오오 모여든다.

  

 

편안하고 익숙한 명곡들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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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교향악축제는 1~4만원으로 공연의 가격도 저렴하다. 또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곡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누구나 자연스레 봄을 맞듯 누구나 친숙히 들을 만한 곡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배운 클래식 상식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음악은 몰라서 안 듣는다고 할 필요가 없다. 듣고 마음에 들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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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 즉 심포니는 함께 Sym 소리 Phone를 낸다는 뜻이다. 수많은 악기들이 지휘자의 손끝에서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 고전파 교향악은 보통 소나타 형식의 1악장, 노래형식의 느린 2악장, 춤추는 듯한 3악장, 경쾌한 론도 형식의 4악장으로 구성된다. 기교가 넘치는 현악기와 강렬한 음을 더하는 금관악기들, 다양한 음색으로 다채로운 리듬감을 더하는 타악기 등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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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향악 축제의 곡들은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멘델스존 등 이름 익숙한 작곡가들의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곡들이다. 일례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경우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서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e단조 Op.93 등을 연주하며, 수원시립교향악단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등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기에 관심이 간다. 

참고로 악장 사이는 보통 박수를 치지 않는다. 작곡가 말러가 악장 사이 박수치지 말기를 바라면서 관례화 되었단다. 대신 모든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와 협연자,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등이 인사를 할 때는 아낌없이, 감동한 만큼 박수를 보내면 된다. 지휘자는 독주 파트가 있던 연주자에 이어 각 파트별로 일으켜 세워 관객에게 인사를 시킨다. 훌륭한 연주일수록 관객의 박수와 환호는 길다.

  

 

수요일의 봄밤, 울산교향악단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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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2014 교향악축제, 첫 수요일의 프로그램은 울산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베토벤과 말러의 곡으로 구성되었다. 울산시립교향악단은 작년 예술의 전당 전국교향악 축제에서는 개막연주를 맡았을 만큼 수준 높은 연주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1990년에 창단된 울산시립교향악단이은 매년 10회 이상의 정기 연주회와 교양프로그램을 기획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늘의 연주는 재일 한국인 지휘자 김홍재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독일 유학 시 윤이상에게 사사한 바 있다. 희끗한 머리칼에 마른 몸. 하지만 연주 내내 힘 있는 지휘가 이어졌다. 그 손은 각 파트가 시작되고 끝날 때 명확히 그 파트로 향했다. 오늘의 지휘자 김홍재는 일본에서 먼저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1998년 나가노 동계 장애인 올림픽 개막식을 지휘하는 등으로 명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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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국적을 취득했고 한국에서는 국립국악 관현악단을 지휘하기도 하였고 2007년 국가브랜드 연주회를 지휘한 바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히사이시 조에게 영화음악 지휘를 부탁받은 바도 있단다.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의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좋아하기에, 그와 연결되어 있다니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첫 곡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Op 37. 이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운명 교향곡처럼 c단조다. 고전음악의 대가 손에서 태어난 이 곡은 1800년에 초연되었다. 그리고 지금껏 사랑받으며 재탄생되고 있다. 여성음악가들이 협연하는 예술의전당 2014 <교향악축제>. 오늘의 협연자는 피아노에 서울대 음대 최희연 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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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연 교수는 독일 베를린 음대를 나와 세계적 콩쿠르에 입상하며 국제무대에서 활약했고 2012년부터 베토벤 실내악연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통 피아노 협주곡은 1악장을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긴장되어 있고 빠르고 기교가 화려해서 눈을 뗄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장중한 2악장, 마지막으로 역동적으로 마무리되는 3악장까지. 관객의 박수는 네 번이나 협연자를 불러내었다.  

이어진 곡은 말러 교향곡 제 1번 D장조 '거인'이다. 가장 잘 알려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은 규모가 대단하고 연주 시간도 길다. Titan이라 할만하다. 독일 낭만주의를 잇는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말러의 교향곡 1번은 1888년 태어났다. 그리고 이듬해인 1889년 그의 손으로 초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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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향악곡 중 하나인 말러의 거인은, 90~100여 명의 연주자가 한 자리에서 음악을 빚어냈다. 심벌즈, 트라이앵글 등 타악기를 비롯해 팀파니 주자도 둘이나 자리하고 있으며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파트가 꽉 찼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에 첼로 6대, 콘트라베이스 4대가 있었다면 말러의 교향곡에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각각 8대씩이다.  

고민 많은 20대의 심경일까, 현란한 기교의 현악 파트, 힘 있는 관악부, 극으로 치닫는 타악기. 복잡하면서도 화려하다. 트라이앵글 소리가 인상적인 1악장, 콘트라베이스가 일사불란해지는 2악장, 독특하게 콘트라베이스 독주로 시작하는 3악장. 그리고 앞선 악장 내내 침묵하던 두 번째 팀파니 주자가 긴장하면서 채를 움켜쥐고 연주하기 시작하는 절정의 4악장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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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를 보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콘트라베이스'가 떠오른다.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는, 저음의 바탕음을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 하지만 말러의 교향곡 거인에서는 인상적인 역할을 한다. 콘트라베이스 독주 파트도 있을 뿐만 아니라 단단하게 곡의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심벌즈가 저렇게 여리게 또한 강하게 연주될 수 있던가, 팀파니의 채가 하나가 아니구나 등 여러 가지를 알고 느끼게 한 연주였다.  

연극이든 음악회든 현장감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말끔하게 정제된 mp3로 들을 수도 있지만  그 현장감 때문에 굳이 음악회를 찾는다. 자잘한 백색 소음 같은 청중들의 호흡이 있으며 그 앞에서 소리가 터져 나오고 소리를 만들어 내는 살아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그 현장감은 반복될 수 없는, 바로 그 순간 그 장소만이 가질 수 있는 아우라가 있다. 그래서 음악회장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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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 아쉬운 봄밤, 음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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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벚꽃을 볼 수 있겠다 여기며 남부터미널역에서 예술의 전당으로 걸어 갔다. 버스 대신 늘 걷는다. 우면산은 야트막하여도 산은 산인지라 바람이 아직은 차가웠다. 그래도 가는 길목의 벚꽃은 곱게 피어 있었다. 그 뿐일까, 목련도 희고 커다란 꽃잎을 검은 하늘 아래 하늘대며 봄을 알리고 있었다. 온 세상이 봄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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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음악회. 놓치기 아쉽다. 봄이긴 봄이구나, 세상의 모든 것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물기가 어리고 있다. 변함없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앞에서는 분수가 뿜어져 오른다. 시계탑 앞의 분수는 조명과 음악에 따라 춤을 춘다. 그 앞에서 아이들은 웃고 뛰어 다니고 연인들은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다. 시절이 더 좋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분수 앞에 머물 것이다. 

축제의 시절이다. 봄도 축제고 음악도 축제다. 봄도 음악도 사람의 감정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들이니 분명 축제다. 음악을 듣노라면 연주 자체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가진 감정들, 묵은 상념들, 추억들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음악이 불러내는 수많은 감정들, 생동하는 건 봄뿐만이 아니다. 이 음악이 불러들이는 내 감정들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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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눈처럼 날리는 봄밤. 아무렴, 누가 연주를 하던 봄날의 음악회는 분홍색 맛이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문학이든 비전공자로서 즐기는 건 헐렁하기에 매력적이다. 알면 좋고, 몰라도 아무 상관없다. 학습된 예술성을 굳이 상기 하지 않아도 좋다. 퇴근 후 달려오느라 가빠진 숨 달래며 느슨한 봄기운에 조금 졸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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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축복이다. 자연 속에 있을 때 허망과 무기력을 떨쳐버릴 수 있다.
계절마다 그 변화를 느끼며 바람처럼 마음을 달려 보면 인생의 중력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사계절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즐길 수 있을 때 인생은 무거운 짐이 아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자연과 함께 하는 것, 오고 가는 계절을 즐기는 것은 인생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도 즐거운 일이다. 그중에서도 더 즐거운 봄이다. 꽃은 돈의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로 사듯, 때때로 음악을 듣는 마음의 여유를 부리는 건 어떨까. 이렇게 설레는 봄밤이 아쉬우니. 시절이 좋으니, 벚꽃이 피었으니까요-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불러주는 사람과 함께. 

  

 

Information

 

예술의 전당 2014 교향악축제

입장료 :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1만원
주최 : 예술의 전당, 동아일보 / 협찬 : 한화생명 / 후원 KBS
공연기간 : 2014. 4. 1. - 4. 18, 월-토 오후 8시, 일 오후 5시
공연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Concert hall, seoul arts center)

공연 정보 및 사진 출처 : http://www.sac.or.kr/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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