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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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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취하는 전주의 낭만 달밤

전주 세계소리축제, 그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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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처음이었다.

별 달리 아는 것이 없더라도 으레 '한옥마을'과 '비빔밥'이 자연스레 꼬리를 물고 떠오르던 그 동네, 전주. 

예전부터 가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삶 속의 다양한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던 중,

드디어 무겁던 엉덩이를 털고 전주행 기차에 몸을 실은 계기가 생겼다. 10월의 '전주 세계소리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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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이라도 풀어놓은 듯, 새파란 하늘이 반겨주던 10월 5일. 내가 지금까지 본 기차역 중에서 가장 개성 또렷한 전주역이 우리를 반겼다.

새로 지어 고색창연한 멋은 덜할지라도 깔끔하면서 단아한 전주역의 모습은 '전주' 그 자체를 암시하는 듯 했다. 

축제 소식에 삼삼오오 모여든 전국 각지의 사람들로 전주역은 북적북적. 관광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 받아들고 우리도 길을 나섰다.  

 

  

 

아리아리랑 소리소리랑, 전주 세계소리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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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축제가 되다.

소리라는 단어는 참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음파의 진동으로 발생하여 귀에 들리는 것을 뜻하나

문화적 의미로는 우리네 얼을 담은 '전통 음악', 예를 들면 판소리, 민요, 잡가와 같은 것들을 총칭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주가 말하는 '소리'는 그보다 세계적이다. 말 그대로 세계, 소리, 축제인 것. 장르가 국악에 국한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2013년 10월 2일 ~ 10월 6일, 5일간 열렸던 '소리 축제'는 알고보면 올해로 무려 12회째를 맞이하는 우리나라 '장수 축제' 중 하나. 

그 시작은 2001년으로,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전주의 세계화, 우리 소리의 세계화를 위해 규모를 살찌워오고 있는 알찬 축제다.

 2013 소리 축제는 36개국, 3천 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여 지금까지의 소리 축제 중 단연 '최대 규모'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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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네 풍물놀이도, 이국(異國)의 민속 음악도 모두 '소리'로 묶이는 축제의 마당

 

세계소리축제의 프로그램 북을 펼쳐본다면 누구나 한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빼곡한 일정에 깜짝 놀랄 것이다. 

실제로 축제 기간 동안 전주 어딜 가나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을 만큼, 언제든 어디서든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풍남문 광장을 시작으로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 걸쳐 울려퍼지는 흥겹고도 운치있는 가락은, 

그저 유생처럼 점잔 빼는 도시인 줄로만 알았던 전주에 감칠맛 나는 반전 매력을 더하기 딱 좋은 양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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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 진면목을 모르던 한낮. 햇살 아래 경기전을 거닐며 전주와 친해지고 있을 무렵에는 '축제 치고 조용하네'가 내 감상이었다.

그러나 '소리 축제'는 한낮엔 주로 어린이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되고 '밤'이 와야 베일을 벗고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법.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옥마을 일대를 둘러보며 전주 그 자체를 만끽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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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한옥마을의 '교동다원' 

 

또는 창 밖의 선선한 가을 냄새를 즐기며 양갓집 규수처럼 따끈한 차 한 잔 마셔보는 것도 좋겠다. :)

한옥마을에는 잘만 살펴보면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보던 카페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다방'이 존재한다. 이렇게. 

 

 

 

너는 모른다, 전주의 소리 흐르는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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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오고.

곡창지대로 일찍이 이름을 떨쳤던 전주평야답게, 산등성이가 아닌 기와 위로 오롯이 석양이 번진다. 

참 진하고도 오랜 여운을 남긴 석양과 함께 전주의 밤, 그리고 축제의 본격적인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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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리 축제는 전주시 북쪽에 위치한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일대에서도 메인 무대를 설치해놓고 화려한 공연을 펼쳐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남쪽의 '한옥 마을'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도무지 떠날 수가 없었다. 몇 바퀴를 돌고 돌아도 자꾸만 새로우니, 이거야 원.

거기에 곳곳에서 전통주 시음회가 줄을 서고, 어느 한 곳에는 '소리 주막'이라고 걸쭉한 음악과 막걸리, 전 굽는 냄새가 어우러지고 있으니... 

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음악에도, 분위기에도, 술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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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Y 거기! 구경만 하지말고 여기로 사연보내" 청년 아티스트들도 참가한 세계소리축제 

 

이 골목엔 어르신들의 흥겨운 어깨춤이 있고, 저 골목엔 다정한 연인들을 위한 기타 연주가 있고, 또 저 골목엔 아이들을 위한 피아노까지.

그렇지 않아도 기와 아래 낭만이 흘러넘치는데 적절한 배경음악까지 더해지니 이건 뭐 낭만의 도가니, 올가미, 덫, 감옥... :D

한없이 밤거리를 서성이며 낯선 이들과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싶던 10월의 밤, 전주의 밤.

 

 

 

정가와 범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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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축제의 하이라이트 공연 역시 밤에 펼쳐진다.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이나 '야외공연장'을 비롯하여

한옥마을의 향교, 소리문화관 등지에서 '돈 주고도 보기 어려운' 값진 공연들이 줄을 잇기에, 고르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나 역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하나의 메인 공연을 결정했으니... 바로 향교의 밤을 무대 삼는 '정가와 범패의 밤'이었다. 

우리나라 3대 성악곡으로 손꼽히는 판소리, 가곡 그리고 범패. 그 중 가곡(정가)과 범패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불교음악인 '범패'는 정말이지 평소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음악이었기에 호기심이 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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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서민들이 부르던 민요와는 달리 선비들이 가까이 했다고 하는 정가는 명상을 목적으로 하며,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향교의 밤을 은은하게 물들이던 무형문화 제 30호 강권순 명창의 목소리는 애달프면서도 기품이 있어, 어딘가 뭉클한 감동이 느껴졌다.

어쩜 저런 목소리가, 하고 감탄 연발! 선선한 밤 바람과 향교의 그림자가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이었던 공연이었다. 

무형문화재 제 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 국립국악원 정악단 김병오.

두 명창의 소리를 라이브로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었다. 어디서 이런 비싼 경험을 또 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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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패

소리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범패' 공연은 사찰에서 주로 재(齋)를 올릴 때 부르는 소리로 대표적인 불교의 의례 가무악이다.

부처님께 큰 공불을 드리거나 죽은 사람을 보낼 때 쓰이는 소리로, '공연'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에 평소에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음악.

이번 무대는 한국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 영산재 작법무 기능보유자였던 故 일응스님의 제자 인묵스님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일반적으로 흔히 듣는 '음악'과는 전혀 다른 선율과 창법. 아니 이것이야말로 '음악'보다 '소리'에 가까운 소리였다. 

실제로 범패는 불교 이전의 '브라만교(고대 인도의 종교)'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할 만큼, 그 역사가 깊고도 깊다고 한다. 

소리 자체가 대대로 역사를 따라 전해져 내려오는 유산인 셈이다. 동양의 클래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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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와 함께 나풀나풀 작법(불교에서 말하는 춤)을 펼쳐보이던 스님.

나비춤, 바라를 들고 추는 바라춤, 북을 두드리는 법고춤까지 차례로 선보였는데, 절제 가운데 느리고 엄숙한 동작들이 특징이었다.

불교에는 계율상 가무가 금지되어 있기에 이 작법들 또한 유희 개념의 '춤'이 아니라, 종교적 의미를 담은 '의식'에 가까운 형태였다. 

무엇보다 이 '정가와 범패'  무대는 외국인들이 눈을 빛내며 관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는데,

우리에게도 낯선 이 '소리'와 '몸짓'을 그들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참 궁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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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향교에서 만난 '우리 소리'의 향연. 이 얼마나 운치있는 시간이었는지, 괜한 미사여구를 덧붙이지 않아도 짐작 하시리라.

마음이 낭만으로 부풀었던 우리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전주의 밤'으로 목을 축이기 위해 막걸리 골목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휘영청 달 밝은 전주의 밤, 이 여운은 내년 소리축제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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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마을을 벗어나 풍남문 광장에 이르자 또 다른 세계가... 

 

보다 흥겹고 신나는 공연을 원한다면 걱정마시라. 퓨전 국악을 연주하는 크로스오버 실내악단 소리애(愛)의 무대도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사랑에 빠져버린 팀. 여자 보컬이 시원스런 창법으로 기타 반주 위에 '별주부전'을 각색하여 부를 땐 소름이 돋았다! 

전주에서 나고 자란 젊은 연주자들의 열정 가득한 무대를 넋 놓고 바라보고 있노라니, 방금까지의 '낭만'과는 또 다른 '청춘'이 느껴졌다. 

그 밖에도 축제 기간 내내 다양한 테마와 장르의 화려한 공연들이 수를 놓았다. 소리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가다 보면 명품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전주에 가야 할 이유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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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주 여행을 통해 내가 절실히 느낀 바가 있다면, 적어도 '전주'는 꼭 한번 여행해봐야 하는 도시라는 것. 

우리나라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훌륭한 볼거리들이 가득한데다 모두 오밀조밀 모여있어 여행하기에도 참 편리한 동네다. 

거기에 축제는 또 얼마나 많은가. 한지문화축제, 전주국제영화제, 단오제, 소리축제, 비빔밥축제 등 와야 할 구실이 너무나 많다.

전통과 현대의 줄다리기가 기 막히게 훌륭한 전주. 지도 한 장 손에 들고 구석구석 엿보고 싶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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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상업화되어 너무나 매끈해져버린 전주 한옥마을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는 교토의 기온 거리가 그러하듯, 우리에게도 우리네 처마가 줄을 잇는 거리가 필요한 법이다. 

비록 새로 짓고 다듬어 '낡은 멋'은 덜할지라도 서까래 아래 가야금 선율 들으며 가양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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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2013 전주 세계소리축제 

행사기간 : 2013. 10. 2 ~ 10. 6 (대개 9월 말, 10월 초에 개최)

홈페이지 : http://www.sorifestival.com/

 

 

※ 취재 : Get About 트래블웹진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로지나 로지나

표면적으로는 컨텐츠 편집자이자 바이럴 마케터, 단면적으로는 책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문화소비자, 내면적으로는 블로그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일상수필가, 남정인입니다. http://rosinhav.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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