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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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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페즈, 그 길 위에서 만난 오아시스

카페 클록 Cafe C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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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북부 내륙의 큰 도시 페즈. 여행자들은 이곳의 초록과 푸른 타일이 인상적인 커다란 입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중세 이후 바뀐 적도 없고 지도조차 소용없는 좁고 구불거리는 9000개 메디나의 골목에서 자꾸만 길을 잃는다.  그들 중 일부는 이 통제 불능의 지리에 대해 당황하여 불평을 늘어놓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의 모든 골목 구석구석에 마음이 홀려, 몇 번이고 길을 잃고 또 잃어도 기꺼이 그곳을 돌아다니고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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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들어가면 오래된 도서관이 나오고, 저기로 들어가면 기도가 한창인 모스크 앞을 지나고, 또 거기로 들어가면 좁은 골목 사이로 짐을 실은 당나귀들이 왔다갔다 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전 세계에서 이 매력적인 골목을 탐방하고자 여행자들이 몰려들고, 그 여행자들이 지갑을 열길 고대하는 상인들 또한 몰려들어, 좁은 길을 더욱 좁게 만드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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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의 '상징'이라고 불릴 수 있는 풍경은, 옛날 방식 그대로 가죽을 염색하는 장면. 그 포인트를 찾아 구불구불 골목을 헤매다보면 어느 순간 기적처럼 그 장면과 조우하게 된다. 미로를 헤매듯 몽롱한 기분으로 거닐던 어느 순간, 민트 줄기 하나를 들고 어떻게든 이 풍경을 담아가겠다며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대는 나 자신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다시 사람들이 활보하는 좁은 골목에 섞여들어 헤매는 사이, 나도 모르게 몇몇 가게를 들른다. 홀라당 지갑을 열고 앙증맞은 가방이며, 쿠션이며, 가죽이며, 친구들에게 생색낼 수 있을 법한 동전지갑이며... 두 손 가득 쓸어담는다. 그렇게 종일 골목을 헤매며 짐을 늘려가는 사이, 여기저기 들려오는 '니하오' '곤니찌와' '제키챈, 칭챙총'같은 호객 소리가 지겨워질 무렵... 느릿느릿 쉼을 갈망하게 되었다. 

그 때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발견한 곳이 바로 카페 클록(Cafe Clock). 메디나의 끄트머리 어딘가 깊숙한 곳에 위치한 카페다. '이런 곳에 카페가?' 하고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정말 그곳에 카페가 있다. 어두운 골목과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니 의외로 채광이 좋아 환하다. 게다가 모로코 전통 가옥을 카페로 개조해서 만들어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여행자들은 누구도 더 이상 말을 걸거나 뭘 팔려고 하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즉시 편안하고 아늑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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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천천히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아낼 차례다. 건물 내부를 훤히 조망할 수 있는 2층 자리도 좋고, 좀 더 프라이버시를 원한다면 독립된 공간으로 마련된 자리도 괜찮다. 아예 시원한 옥상에 마련된 자리들도 있다. 이곳은 특히 밤에 인기가 많은데 밤이 아니더라도 석양무렵에 자리를 잡으면 그야말로 페즈가 노을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노트북을 들고 와서 작업하는 여행자 혹은 거주자나,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와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현지인까지 누구든 이곳에 와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이곳 상인이나 호객꾼들의 너무나 적극적인 태도에 지친 여행자들은 뭐랄까, 그야말로 중간지대를 만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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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그곳에 갔을 때는 페즈가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 시간이었다. 달콤함과 상큼함 덕분에 첫 모금부터 몸이 부르르 떨리는 모로칸 민트티를 주문했다. 그렇게도 복잡했던 메디나의 골목도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저 평화로워 보이기만 했다. 모스크와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들의 지붕이 보이고 누군가 널어놓고 걷는 걸 잊어버린 빨래가 펄럭였다. 

점원이 능숙한 영어로 조금은 느끼하게 웃으며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머리가 뾰족한 티포트와 잔을 내려놓고 갔다. 모로칸 민트티를 마실 때마다 엄숙하게(?) 행해지는 떨림이 지나가고, 이제 여행 일정이라도 적어내리며 느긋하게 이곳에서의 시간을 즐겨볼까 하는데 어디선가 아름다운 기타의 선율과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잔을 들고 노래가 들리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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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젊은이들이 모여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조용히 근처에 서서 노래를 감상하다가 첫 곡이 끝나고 조그맣게 박수를 쳤더니, 눈이 크고 장난스런 미소가 인상적인 소녀가 내 손을 이끌었다. 얼떨결에 그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더니 내 손을 이끈 그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후로도 다양한 노래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다들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노래도 기타 실력도 일품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공간이던 이곳이 내게 더욱 특별하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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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는 페즈에 있는 동안 카페 클록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시원한 음료를 마셨다. (이곳에서는 맥주는 팔지 않으니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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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계획에도 없이 이 도시에 몇 주나 머물렀던 것도, 복잡하기 그지없던 메디나의 골목 깊숙한 곳에 이곳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클록이 아니었다면 이곳에 사는 젊은 친구들의 노래를 듣거나 이들과 어울려 집과 집으로 몰려다니면서 세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에 대해 떠들거나 하지 못했을 테니까. 

카페 클록에서 나올 때면 늘 하늘은 이미 어둑해진 뒤였다. 메디나는 여전히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나도 그들 틈에 섞여 다시 골목 어딘가로 사라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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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Cafe Clock 

주소 : 7 Derb el Magana Fes, Morocco

전화 : +212 35 637 855

예산 : 10~100 DH  (1 유로 = 약 10 DH)

홈페이지 : http://cafeclock.com/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스누피 스누피

글 쓰기, 사진 찍기,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길 잃어버리기, 여행 다니기, 맛있는 음식, 와인, 달콤한 것들, 홀짝일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차, 책 읽기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아주 보통의 지구인. blog_ http://peanutsholic.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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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지리적인 위치때문인지, 모로코는 아프리카보다 중동이랑 유럽의 느낌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유미선 2013.08.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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