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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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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야마 세 번째 여행기 시작합니다~


지난 여행기 두 편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 놓을까 하는데요...

오늘은 여행지에서의 '우연과 낭만'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지나고보면 슬핏 웃음이 나는 오카야마에서의 이튿날 이야기,

저는 이번 여행에서 운이 좋은 사람이었던걸까요?

운이 나쁜 사람이었을까요?








Prologue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 포스터로는 총 3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바다, 나무(위의 이미지), 그리고 일본의 어느 평범한 동네 사진...

자연의 푸르름과 싱그러움을 담아내면서 사람의 향기를 잃지 않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포스터였어요~!



본격적인 예술제 구경에 앞서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 우산을 빌리고,

다시 작품 투어를 시작해봤습니다.


 

데시마에는 무료순환버스가 있기 때문에 이동이 편리한 편인데요,

예술제 기간에는 특별히 아침 8시부터 운행을 시작하며,

대략 30~40분에 한 대 간격으로 차가 다니니 참고해주세요!



그리 크지 않은 미니버스라서 인기지역에서는 탑승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정해진 정거장이 아닌 곳에서도 기사 분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시면

그 자리에서 바로 차에 올라탈 수 있는 행운도 잡으실 수 있답니다!





 

PM 2:50                 데시마... 빗소리에 귀 기울이며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창밖을 조용히 응시하며,

데시마의 H1지역에서 H3지역으로 이동해 봅니다.


사실 지도로 보면 감이 오지 않습니다만, 그 이동거리가 꽤 멉니다.

걸으면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중간에 산도 있고...아무래도 초행길에 걷는 건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시미즈 메이(Shimizu mae) 구역인 H3지역은 그야말로 '인기 지역'입니다.

우선 작은 신사 앞에 'Particles in the air'란 작품이 있고,

독특한 공간인 'Shima kitchen'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Hello Hachijuro'에 가서 일본의 문화가 숨쉬는 가정집을 만나실 수도 있고,

조선통신사의 과거를 기반으로 한 'Future Project'도 보실 수 있죠!



사실 비가 많이 오는데도 이 지역 여행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가

위에 열거한 독특한 작품들 때문이었어요.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작품들을 한번 감상해보실까요?






 

PM 3:10                 Particles in the Air : 'Particles with rain'




시미즈에 내리면 이 작품이 바로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작은 신사 주변에 설치된 작품인데요,

얇은 철제 구조물로 보이는 이 작품의 설명엔... 

그 주변의 모든 존재와 더불어 움직인다고 쓰여 있네요.



신사 주변의 나무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 고즈넉한 숲에서 솔솔 불어오는 향기...

대자연의 모든 존재가 이 작품을 움직이고 있는 걸까요?

오늘 같은 날에는 왠지... 흙바닥에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가

이 구조물에 숨을 불어넣고 있을것만 같습니다.





 








PM 3:25                 Shima Kichen




한창 비가 내리는데, 열기 가득한 강의가 한창입니다.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저로서는 어떤 강의인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작품 안에서 열린 이 강의가 어떤 내용인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단편적인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으시겠지만, 이 작품은  크게 하나의 지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전체적인 조망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전체적인 뷰 : http://setouchi-artfest.jp/en/artwork/21_ryo_abe/



이 작품은 꽤 직관적인 작품인 듯 싶습니다.

하나의 지붕으로 연결 된 것처럼, 작가는 예술과 요리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데시마의 오래된 이 집이  하나의 작품이 되고 그 안에서 함께 요리를 즐기다보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미니버스를 탔을 때 제 앞에 계신 여자분이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셨더랬죠.

점심을 먹지 않았다면 이 곳에서 함께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는...

(그러나 이 때는 '시마키친'의 존재를 아예 몰랐기에 알아듣지도 못했더랍니다...;;)

아베 작가가 생각한 바로 그 인연의 끈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네요.





 

PM 3:30                 Hello Hachijuro 





자, 이제 가상의 캐릭터 하치주로의 상상 속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외관만 보아도 범상치 않은 이 곳은 기발하고도 신기한 공간입니다.

한켠에 정리된 술병... 곱게 깎아놓은 연필...

촛농으로 붙여놓은 미니어쳐... 창가를 향해 놓여진 1인용 의자...

그리고 그 곳을 그리고 있던 일본 소년...



이곳은 마치 꽤 오래된 보물창고 같기도 하고...

누군가가 방금까지 살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입니다.



여기서 돌아 들어가면 조선통신사의 과거를 볼 수 있는 곳도 있고요...

길을 따라 데시마의 오랜 집들을 둘러 보는 것도,

이 곳에 사시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PM 3:50                 낯선 섬에 갇힌다면...?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공포에 휩싸였죠... 낯선 나라 일본, 그리고 고립된 섬이라는 특수상황...

최악의 경우 오늘 이 섬에서 나가지 못한다면...

일어라곤 전혀 모르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시 4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같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더군요.

첫번째 버스가 왔을 때 이미 버스는 포화상태...

어쩔 수 없이 섬 전체를 돌아 가더라도 4시 16분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계획했던 오기지마를 향하는 4시 13분 페리는 못 타게 되었고,

저희의 계획은 다카마츠로 변경됐죠.



정류장에 있는 작은 휴게실에 앉아 있는데, 함께 여행했던 친구도 멍한 상태였던 것 같아요.

그곳의 비오는 풍경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돌아와서 보니 죄다 흔들렸더라고요. 당시 제 마음이 그만큼 불안했던거죠...



다행스럽게도 4시 16분 버스를 타고 다시 항구로 향합니다.

오늘의 예술제 투어는 여기서 아쉽게도 마감해야 할 것 같네요.



그 대신 평온하고 아름다운 데시마의 풍경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비오는 버스 안에서 찍은 데시마입니다.

차창에 흘러내리던 빗물 탓에 사진이 조금 흐릿하긴해도

데시마의 다랭이 논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몇 장 올려봅니다~



데시마는 원래 다랭이 논이 끝없이 펼쳐진 비옥한 섬이었다고 합니다.

약 14,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일본 현대미술 작가들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죠...


버스에 올라서도 여전히 불안감에 젖어 있을 때...

아름답게 펼쳐진 바다와 그 바다를 향해 펼쳐진 끝없는 다랭이 논들은

제 마음에 평온함을 주더군요... 오래도록 기억될 풍경인 듯 싶습니다.






PM 5:50                 기다림 끝에 만난 낭만에 대하여




다카마츠를 가는 5시 20분 배는 당연히 탈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몰린 것이지요.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막배를 놓치고 나니 그 허탈감이란...



하지만 예술제 준비위원회 측의 대처능력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스케줄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해당 스케줄표를 가진 사람은 6시 20분 배를 탈 수 있었지요.

그리고 승선 시간이 바뀌었음에도, 원래의 프리티켓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 덕에 무사히 여행을 계속하며~

우연히 마주쳐서 우리 일행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했던...

그 학생이 일하는 디저트 까페로 향했습니다.

6시 20분까지 시간을 보내기에 괜찮은 장소 같았거든요!









'i.e'라고 쓰여진 이 까페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곳 같았습니다.

각각 모양이 다른 테이블과 의자... 작은 소품들까지 모두 일상적이고 오래된 것들이었죠.

한데 그런 것에 비해 식기가 몹시 세련되서 살풋 웃었지요.



여기서 우리를 가장 감성적으로 만들어줬던 것은 '기타'란 소품이었는데요,

마침 까페에 딸린 작은 방에서 노닥이던 청년들이 저희들의 공간으로 넘어오더니.

깜짝 놀랄만큼 멋진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비오는 날... 어쩔 수 없이 타지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던 제게

그 시간을 너무도 평온하게 만들어주었던 그 목소리와 기타 선율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PM 6:20                 다카마츠를 향해서

 





자, 이제 감동을 안고 데시마를 떠날 시간입니다.

저희를 다카마츠로 데려다 줄 페리!!! 어찌나 반갑고 감사하던지요~


하지만 거친 파도와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가 몹시도 무섭던 검은 바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를 건너 다카마츠로 향했습니다.


사실 다카마츠는 애초에 오전 코스로 생각했던 곳이었습니다.

오카야마에서 세토대교를 건너와 우타즈에서 잠시 놀다가 다카마츠로와 예술제를 즐기려고 했죠.

예상치 못하게 도착한 다카마츠는 또 예상치 못한 황홀한 야경을 보여주더군요!






늦은 저녁이지만 다카마츠의 맛을 안 볼 수 없겠죠~

사누키 우동을 먹기로 합니다. 다카마츠 역에 가시면 우동가게가 두 개 있는데요.

어느 패션몰에 위치한 우동집과 다카마츠역 왼편에 위치한 저렴한 우동가게가 있습니다.



저희의 선택은 저렴한 사누키 우동!!!

하루 종일 걸어다니며 고생했던 탓인지... 허기가 져서 정말 꿀맛이더군요!






 

PM 6:20                 깔끔하고 시원한 사누키 우동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우동...

단돈 190엔...

그러나 너무도 만족스러운 저녁이었습니다.

사누키우동의 매력은 쫄깃하고 차진 면발이라고 하는데, 우동면을 따로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우동집에 들어갈 때도 비가 와서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장대비를 피해 뛰어 들어갔는데

그 뜨거운 우동 국물을 후루룩 들이키는 순간.. 정말 행복하더라구요!





이 집에 들어와 메뉴판을 받고 고민할 떄... 자신있게 이 우동을 추천해 준 요리사 아저씨!

그 자신감은 이 우동 맛에서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가벼운 유부초밥까지 얹어서..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내니,

몸도 마음도 든든해지는 행복한 밤입니다...






PM 8:20                 세토대교를 건너 오카야마로!




이제 오카야마로 돌아갑니다~

제가 머물던 시코쿠 지방과 오카야마가 있는 주코쿠 지방 사이엔

드넓은 세토내해가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가장 긴 다리 세토대교가 두 지역을 잇고 있죠!

오카야마 여행 중엔 이 세토대교를 건너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듯 싶네요~







위의 사진은 오카야마 관광홈페이지에서 찾은 사진인데요,

이 사진을 첨부한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저는 깊은 밤...암흑 속에 세토대교를 건넜거든요~

낮에 이 장관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이 곳엔 철도도 다닙니다.

오카야마에서 건너와 우타즈에 내려 세계유리박물관이나 해상공원을 구경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세토대교와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비가 와서 가시거리도 짧고, 조명도 잘 보이지 않아

어느 순간부터 세토대교 였는지도 알 수가 없었네요...

저의 마음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기차 뿐이지요.








네 번째 사진 속의 뷰 카메라 렌즈에 갇힌 바다와 암흑...

그것이 저의 세토대교에 대한 기억의 전부입니다... ㅠㅠ



'세토우치 예술제'를 홍보하는 표지판을 단 마린 라이너는

쉼 없이 달려 오카야마로 우리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한 오카야마의 밤은 조금 쓸쓸해 보였습니다.

역시 비가 추적추적 내렸기 때문이었죠...

다음 날은 부디 비가 그쳐 여행을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길 기도해봅니다!




 

 

Epilogue                 수많은 여행의 변수가 주는 즐거움





오카야마 여행을 결정하고 근 2주 가까이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리뷰도 많이 보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해보니...

그 어느 하나 제가 계획했던 일정대로 움직일 수 없었죠...

특히 둘째 날은 여전히 아쉽고...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많이 아쉽습니다!


얼마 전에 하나투어닷컴에서 99,000원 짜리 오카야마 항공권이 나온 걸 본 순간...!

저도 모르게...다시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다시 그곳으로 떠날 수 있을거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물론 평범한 직딩의 현실을 살며...

수많은 일거리에 치이다보면...이번 여행 같은 행운은 잘 찾아오지 않죠...








그냥 오늘도 이 티켓을 만지작거렸습니다. 아쉬움 때문에요...

하지만 남은 아쉬움 때문에 앞으로 오카야마를 몇번이고 더 떠올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아쉬움은 또 다른 여행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



* 다음 여행기에선...

  오카야마의 명소인 기비츠신사 오카야마 성, 그리고 고라쿠엔을 추억해볼까 합니다.


오카야마 여행기 1편 보러가기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29669


오카야마 여행기 2편 보러가기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30109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리즈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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