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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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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헌 (2)

 

 

울진과학체험관 움직임의 과학1 울진을 가기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서울에서 출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을 지나 7번국도를 달리는 여정은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필 차라도 막힐라 치면 그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테니 미리미리 서둘러 출발함이 좋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울진을 가는 고속버스를 타도 좋은데, 사실 스탬프여행을 목적으로 떠난 여정에서 스팟과 스팟사이의 연결고리가 애매한 탓에 자가용이동을 선택했다. 마을버스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자주 또 재때 오는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사정은 다행히 무난했고 약 3시간 30분 후 우리는 울진에 도착했다.

이번 여정의 목표(?)는 울진스탬프여행 2코스와 3코스를 돌아보는 것이다. 허나 울진은 넓고 테마별 스팟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지 않은 탓에(그래서 테마별 스팟이 인근에 겹치는 경우가 많다.) 목표 테마들을 정하고 스팟들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 적당한 이동 동선을 정해놓는 것이 좋다. 이번 우리의 여행에서도 2코스 3코스를 순서대로 돌지 않고 스팟별 위치에 따라 동선이 결정됐다. 돌아본 순서는 코스별 스팟 순서에 맞지 않지만 본 포스팅의 여행기는 편의상 테마코스와 그에 따른 스팟의 순서로 작성해 보도록 하겠다.

역사여행코스

이번 스탬프투어의 테마는 [역사여행코스]다. 역사여행코스는 한반도 역사 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울진군의 여러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코스다. 조선시대 화공이 '가장 풍경이 뛰어난 정자'로 꼽을 만큼 경관이 수려한 월송정을 시작으로 수토사(搜討使)들이 순풍을 기다리던 대풍 한, 동해안의 손 뽑히는 일출 명소로 명성이 자자한 망양정과 '지하금강'이라 불리는 성류굴, 불영사와 봉평 신라비 전시관을 둘러보는 코스다. 한국사에 관심이 많다면 찬찬히 둘러보면 유익할 것이다.

월송정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월송정로 517 문의전화 054-789-6901

월송정 (10)

월송정은 오래된 누각이다. 고려시대 처음 지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 '월송정'이라는 명칭은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는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조선시대 화공이 '가장 풍경이 뛰어난 정자'로 월송정을 뽑을 정도였다니 경관의 수려함이야 더 이상 말해 무엇할까.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월송정을 찾았다.

월송정 (19)

빽빽이 우거진 소나무 숲길을 지나 월송정을 향하는 길, 향긋한 솔내음이 은은하다. 흙바닥을 구르는 솔방울을 하나 주워 손바닥에 올려본다. 무심코 지나칠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촉촉이 젖은 솔방울은 천연 가습기로도 활용 가능하니 몇 방울 주워 가방에 담아본다.

월송정 (3)

바람에 흔들리는 줄기, 노랗게 익은 보리들은 곧 수확의 철을 맞이해 땀 흘린 농부에게 커다란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

월송정 (5)

월송정 (16)

누각은 앞으로는 소나무 숲을, 뒤로는 너른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관동팔경의 하나로 뽑힌다는 수려한 경관을 마주하니 조선시대 화공의 입바른 칭찬이 괜한 소리가 아님을 알 것 같다.

월송정 (13)

바다를 뒤로하고 월송정 주변 산책길을 걷는다. 모내기가 한창인 논은 물기를 가득 머금고 그곳에 비친 월송의 모습은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한다.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었다더니 그 아름다움에 잠시 걸음을 멈춘다.

대풍헌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구산봉산로 105-2 문의전화 054-783-9413

대풍헌 (1)

수토사(搜討使)들이 순풍을 기다리던 대풍헌은 울진 기성면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위치한다. 좁은 골목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니 금세 작은 규모의 목조건물을 마주한다.

대풍헌 (5)

경북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된 정면 4칸, 측면 3칸의 구조를 가진 조선시대 목조 건물 대풍헌이다. 당시 동해안 평해 구산포에서 울릉도, 독도로 순찰하던 수토사(搜討使)들이 순풍을 기다리며 머물던 동사(洞舍)라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울릉도 독도로 가는 바닷길은 하늘이 허락한 순간만 열리는 길이라더니 대풍헌을 보니 그 말이 실감 난다.

대풍헌 (7)

대풍헌 (11)

대풍헌이 있는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의 어촌마을은 작고 한적하다. 지척의 바라도 선선한 해풍이 짠내를 품고 불어오고 마을 곳곳에 널린 미역줄기는 한가로운 마을 풍경을 완성한다. 그곳의 마을 어르신께 미역 한 뭉치를 구입했다. 해풍에 자연 건조된 울진 미역은 줄기가 부드럽고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한다. 보관시 공기가 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입구를 꽁꽁 동여주는 어르신의 투박한 손길이 정겹다.

성류굴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성류굴로 225 문의전화 054-789-5400

성류굴 (13)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성류굴이다. 생성 시기는 2억 5천만 년 전...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세월의 무게는 자칫 모호하게 와 닿는다. 입구와 출구가 구분된 굴의 초입, 낮고 좁은 동굴을 따라가려면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를 일, 단도리는 필수기에 한편에 마련된 안전모를 집어쓴다.

성류굴 (7)

성류굴 (11)

사실 동굴의 내부는 규모와 화려함 면에서 그렇게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좁고 어두운 통로를 따라가는 길, 굴 내에는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진주, 석화, 동굴산호, 동굴방패 등 다양한 생성물들을 만날 수 있다. 2억 5천만 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풍경, 굴 내의 수중 공간은 빙하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종유석, 석순 등이 있어 그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불영사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불영사길 48 문의전화 054-783-5004

불영사 (6)

불영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 의상대사가 세운 사찰로 백암산에 올라 아홉 마리의 용을 주문으로 쫓아내고 그 자리에 절을 지어 구룡사라 하였다는 유래가 있는 절이다.

불영사 (1)

불영사 (5)

본격적인 사찰 탐방에 앞서 입구에 위치한 식당을 찾았다. 불영사 초입에 유일한 이 식당은 '불영사 식당'이라는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고 있다. 이 집의 주 메뉴인 산채비빔밥과 울진 지역 막걸리인 왕피천을 품은 미소 生 막걸리를 주문한다. 금세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불영사 (18)

불영사 (19)

입구를 지나 불영사를 가는 길은 흙먼지 풀풀 날리는 구불구불 언덕길이다. 계곡을 지나 숲길을 거쳐 꽤 오래 걸어야 하는데 길에서 만나는 소박한 자연의 모습들이 소소한 행복을 주는 도보 길이다.

불영사 (31)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내고 그 자리에 지은 절이라 하여 구룡사라 불리었던 사찰은 이후 사찰 서쪽 산 위에 부처를 닮은 부처바위가 절 앞 연못에 비쳐 지금의 불영사로 개칭했다고 한다. 절 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응진전 등 수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비구니가 거처하는 사찰로 알려져 있다.

불영사 (35)

불영사 (42)

불영사 (45)

불영사 (48)

불영사 (55)

불영사 (58)

봉평 신라비전시관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봉황길 15 문의전화 054-789-5460

봉평신라비전시관 (1)

봉평신라비전시관 (2)

울진스탬프투어 2코스 역사여행코스의 마지막 '봉평 신라비전시관'에 왔다. 국보 제242호로 지정된 울진 봉평리 신라비를 보존, 전시하는 공간이다. 전시관 초입 양열로 늘어선 비석들은 일명 '비석거리'라고 한다. 조선시대 강원도 관찰사, 평해 군수, 울진 현령 등을 지낸 지방관들의 공덕을 칭송하여 세운 선정비와 불망비 등 다수의 송덕비가 울진지역에 남아있는데 그중의 일부를 이곳 전시관으로 이전하여 비석거리를 조성하였다.

봉평신라비전시관 (9)

봉평신라비전시관 (13)

봉평신라비는 당시 신라의 현지역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 하였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어 고고학적으로 큰 의의를 가진다. 전시실 내부는 이런 역사적 사실들을 알기 쉽게 해석하여 그 뜻풀이를 흥미롭게 전해주고 있다. 한반도 역사에서 비석이 갖는 의미를 차근히 되짚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봉평신라비전시관 (18)

울진 스탬프투어 제 2코스 역사여행테마의 경품은 바로 조선시대 임금님의 진상품이라는 '울진 고포 돌미역'이다. 여정을 따라 울진에 퍼진 한반도 역사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유익한 시간에 뜻밖의 실한 경품이라니... 미역을 들고 나오는 발길에 룰루랄라 리듬이 더해진다.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엄턴구리 엄턴구리

용의 머리가 되고 싶은 뱀의 꼬리로 ‘잡다함’이 지나쳐 자칫 ‘너저분함’으로 치닫는다. 미대를 졸업해 그림을 그리며 교양 있게 살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연극과 영화미술에 빠진 탓에 한 몇 년을 작살나게 고생만 했다. 그러다 운 좋게 환경디자인 회사에 취직을 하지만 그저 좀 ‘무료’하단 이유로 지복을 날로 차고, 지금까지 몇 년 째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며 되도 않는 글들을 끼적이고 있다. 밥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진다.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한 번의 긴 여행과 몇 번의 짧은 여행을 무한 반복 중이다. 덕분에 적당히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견문은 넓혀진 것도 또 아닌 것도 같다. 쉽게 마음이 동하는 갈대 같은 호기심에 뿌리 깊은 나태함이 더해져 도대체가 갈피를 못 잡는다.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blog.naver.com/wast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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