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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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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감동, 욜루데니즈의 하늘을 날다!

터키 패러글라이딩 이야기 

 

때때로 여행은 우연히 마주친 하나의 이미지에서 시작된다. '저곳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은, 그리 대단하거나 특별한 이유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겨울, 터키 일주를 계획하고 있을 때,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보았다. 그것은 글라이더 하나에만 몸을 의지한 채, 하늘을 날고 있는 사람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본 순간, '나도 이걸 타야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 번째 터키 여행을 시작한 후 한 달반쯤 지났을 무렵, 나는 혼자서 욜루데니즈(Oludeniz)라는 터키의 남쪽 도시를 찾아갔다.

버스를 이용해 욜루데니즈에 가려면, 일단 페티예(Fethiye) 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터미널 앞에서 돌무쉬(터키식 미니버스)를 타면, 15분쯤 후에 욜루데니즈에 도착할 수 있다. 욜루데니즈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기로 유명한 휴양도시로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패러글라이딩, 지프 투어, 보트 투어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 때문에 바닷가에는 각종 투어 회사들이 즐비해 있다.

그 중 적당한 곳을 고르는 것은 각자의 판단과 선택에 맡길 일이지만,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여행객들에게 접근하는 호객꾼들을 통해서는 투어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또한 투어 회사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파일럿은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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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투어를 한 곳은, 저 멀리 보이는 'Gravity'라는 곳이다. 개인적인 만족도는, 그리 높지도 그리 낮지도 않았다. 투어 신청을 하자마자 바로 호텔 앞까지 데리러 와주었기에 편하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다른 투어 신청자들이 오기를 잠깐 동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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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마시며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자니, 저쪽 하늘에서 벌써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한 사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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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파랗고, 날은 맑고, 공기는 따뜻해, 곧 내가 하게 될 패러글라이딩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만 갔다.

이내 곧 다른 사람들이 도착해,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여행자와 일곱 명의 파일럿이 함께 차를 타고 바바산 정상으로 향했다. 한 40분쯤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그 길이 꽤 가파르기 때문에 이곳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라던 여행 책자의 말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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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땐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그러니까 아침에는 분명히 날이 맑았는데, 산 정상에 오르고 보니 날이 잔뜩 흐려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이런 날씨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20분쯤 차 안에서 안개가 걷히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안개가 옅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해, 어쩌면 오늘은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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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십분쯤 시간이 지났을 때,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장소를 조금 이동해 보았다. 어디로 가는 건지 물어보니,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어차피 같은 산속이니, 저쪽에서 내리던 비가 이쪽에는 내리지 않을 리 없었다. 결국 우리는 해발 6000피트의 바바산 정상에서,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있어야만 했다.

그러는 사이,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기로 유명한 다른 업체의 차량이 도착했다. 우리쪽 사람들은 마냥 날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 사람들은 곧 뛰어내릴 준비를 시작했다. 한참이나 차 안에 앉아 있었기에 어쨌든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하는 저들이 부러운 한편,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았는데 뛰어도 되는 걸까 싶어 걱정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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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도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쪽도 곧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갑자기 차에 타고 있던 파일럿들이 밖으로 나가더니, 어서 준비를 하라며 손짓을 해대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보니, 어느 새 비가 그쳐 있고 구름도 조금씩 가시는 것이 보였다. 그때부터 오늘의 패러글라이딩을 총괄하는 이쯤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파일럿 한 명과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는 사람 한 명씩을 짝지어 주었다.

패러글라이딩 자격증이 없는 나는, 당연히 자격증이 있는 이와 함께 비행하는 탠덤(Tandem) 비행을 해야 했다. 비행 시작 전, 파일럿이 와서 기본 장비를 채워주고 주의사항도 알려주기 때문에 함께 타는 입장에서는 달리 준비할 것도, 크게 걱정할 것도 없다. 물론, 절벽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하면 조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하늘에 떠오르고 나면, 이것이 결코 다이나믹한 체험이 아니라 고요한 비행에 가깝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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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절벽 아래를 향해 달려갔다. 시작 전, 파일럿이 계속해서 나에게 절대로 멈춰 서면 안 된다고 말했기에 나는 무조건 Run! Run!만 생각했다. 그러자 어느 순간, 내가 붕~ 하늘 위로 떠올랐고 그 후로는 우와~! 라는 감탄사만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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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지금 내 눈 앞으로 하얀 구름이 펼쳐진 것이 보이는 곳. 이곳이 바로 사진 한 장만 보고 내가 꼭 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욜루데니즈의 하늘 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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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카메라를 가지고 타도 될까, 고민했는데 가지고 타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패러글라이딩은 한 번 비행을 하고 나면 평화롭게 날아가기 때문에(물론 도중에 나처럼 갑작스레 스핀을 당할 수도 있다!), 자신만 조심한다면 카메라를 떨어뜨릴 일은 없다. 나는 별다른 조치 없이, 카메라를 목에 걸기만 한 채 패러글라이딩을 탔는데 비행을 마칠 때까지 나도, 카메라도 다행히 무사했다. 물론 카메라를 떨어뜨리거나 해서 손상을 입는다면 그것은 당연히 본인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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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카메라로 찍은 글라이더. 비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서워서 얼어 있던 내가, 하늘로 날아오르자마자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든 채 사진을 찍자 함께 탔던 파일럿이 이야기했다. '허니, 넌 용감하구나.' 물론 난 그 남자의 허니는 아니었지만. 놀이공원에서 바이킹도 못 타는 내가, 터키까지 날아와 이런 걸 타고 있는 걸 보면 꽤 용감해진 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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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내 청바지와, 구름 가득한 하늘 위.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할 때 신발샷을 찍지만, 내 운동화는 이미 너무 더러워져 있었기에 청바지샷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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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을 하다보면, 어느 쯤에선가 파일럿이 스핀을 해도 되냐고 물어올 것이다. 여기서 스핀이란, 공중에서 위아래로 빙글빙글 도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체험기를 보면, 파일럿이 허락을 맡고 스핀을 판 모양인데 나와 함께 비행을 한 파일럿은(자신을 '이글'이라 소개했다.), 나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스핀을 시작했다.

당연히 어지러웠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지만 어지럽다는 이유로 스핀을 하지 않겠다고 하기엔,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엔 소리만 질렀더니, 이 파일럿이 다섯 바퀴를 연이어 빙빙 돌았다. 결국 'Stop!!'하고 나는 소리를 쳤고, 그 후로도 마치 땅 아래로 떨어지듯 급속 활강을 한 후에야, 겨우 다시 평화로운 패러글라이딩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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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까지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급속 활강의 충격에 놀란 나는, 눈물콧물 흘리며 훌쩍거려야 했다. 그래서 파일럿에게, '넌 진짜 나쁜 남자야. 나를 속였어.' 따위의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을 때, 발 아래를 한 번 내려다보라는 말이 들려왔다. 그제야 내 발 밑을 쳐다보았을 때, 나는 모든 충격과 어지러움과 놀랐던 기분이 한순간에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이곳은 아름다운 블루라군. 세 가지 색이, 마치 무지개마냥 아름답게 해변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본 후에야, 어째서 욜루데니즈가 스위스의 인터라켄, 네팔의 포카라와 함께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포인트로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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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분쯤 비행을 했을까. 갑자기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눈앞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카메라를 포기하고 찍은 사진들. 렌즈에 그대로 빗방울이 묻어났다.

날이 좋은 날은, 그리스의 로도섬까지도 보인다는데 내가 비행을 한 날은 안개가 많아 로도스 섬은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 아름다운 바다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뻐하고 있을 때, 빗방울이 굵어졌다. 이글은 내게, 이제 그만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고 착륙 시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나는, 비가 더 내리기 전에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으면서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더 하늘 위에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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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려가기 싫다고 고집을 부릴 수도 없는 일. 결국 나는 이글이 시키는 대로 순순히 다시 땅을 밟았다. 바바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사십 분이 걸렸고, 그곳에서 하늘을 날기 위해 또 한 시간 삼십 분을 기다렸는데, 내려오는 데는 몇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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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침에, 픽업 차량을 타고 도착했던 사무실이 있는 바닷가. 후다닥 비를 피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곧 비행 중에 파일럿이 찍었던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욜루데니즈의 모든 투어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50TL(2013년 4월 기준)에 구매할 수 있다. 나는 카메라를 가진 채 비행하면서 사진도, 동영상도 찍은 터라 파일럿이 찍은 것을 따로 사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사지 않겠다고 고개를 젓자, 다행히도 쿨하게 떠나준 건 마음에 드는 점. 그렇게 나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바닷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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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내내, 흐리던 날이 바닷가로 내려오자 다시 거짓말처럼 맑아졌다.
심술궂은 날이구나, 싶었지만 그래도 우산이 없었기에 비가 그친 걸 다행으로 여기며 모래사장 위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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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그렇게 혼자 놀다가, 돌멩이 하나를 주웠다. 여행지에서 돌멩이 하나씩을 주워 오곤 하는 나는, 터키의 돌멩이는 바로 이곳, 욜루데니즈에서 주워가기로 했다. 그래서 저 돌멩이 위에, Oludeniz라는 글씨를 새겨넣은 후, 배낭 안에 집어 넣었다. 그리하여 이 돌멩이는 나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한국까지 와, 지금은 내 방에 놓여 있다.

욜루데니즈에서의 패러글라이딩은, 영화 [블루라군]의 배경지가 되기도 한 아름다운 해변을,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될 것이다. 터키의 남쪽 도시들을 둘러보기로 했다면, 욜루데니즈의 하늘을 한 번쯤 날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만 이곳은, 최근 들어 많은 이들에게서 사랑 받는 휴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기에, 상술 좋은 터키인(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터키인들은 친절하고, 정이 많으며, 장사를 잘 한다.)들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너그러운 마음을 품고 이 해변의 도시를 찾아간다면, 각종 레포츠와 함께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여행TIP

 

- 페티예에서 이스탄불까지는 버스로 12시간(70TL),
  안탈리아까지는 직행으로 2시간 30분(25TL, 완행을 타면 4시간이 걸리지만 가격은 똑같으므로 확인할 것)이 걸린다.
- 페티예에서 욜루데니즈까지는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돌무쉬(2.5TL)라는 미니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택시를 탈 경우, 30~40TL의 가격이 나오며 이는 욜루데니즈의 하루치 숙박비에 해당한다.
- 패러글라이딩의 가격은 130~150TL정도.
  바바산 입장료를 따로 걷을 수도 있으니 처음 가격을 정할 때,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 각종 투어를 하고 싶다면,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 이 글의 모든 가격은 2013년 4월 기준이며 당시 환율 상 1TL=한화 600원 정도였다.
  2014년 1월 현재, 환율 상 1TL=약 500원 정도이다.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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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여행하기'를 모토로 좋아하는 축구를 좇아 세계 각국을 유랑했다. 축구 전문 미디어 '스포탈코리아'와 전문 잡지 '풋볼위클리'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미디어에 시민기자로서 투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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