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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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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가루이자와 호시노야 여행



수많은 크리스마스 중에 왜 꼭 그 해의 크리스마스가 그렇게도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몇 해 전 나는 절친과 함께 가루이자와 호시노야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늦은 밤까지 수다를 떨다가 야밤에 온천을 즐기고 맥주까지 마셔서인지 1층 방에 머물면서 겁도 없이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스르륵 잠이 들었다. 새벽 찬기운에 눈을 떠 보니 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하얗다. 잠옷바람에 담요같은 외투만 대충 걸치고선 아직 누구도 밟지 않은 순결한 눈밭으로 나막신을 신고선 따박따박 나가보았다. 꼭 크리스마스날 아침, 머리맡에 놓여있는 선물을 발견한 아이처럼 심장은 콩닥콩닥 뛰었다. 입김이 하얗게 나왔다.


호시노야는 산타클로스였다.






星のや

HOSHINOYA RESORT, KARUIZAWA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신칸센을 타고 한시간 남짓 떨어진 가루이자와는 일본 내 유명한 피서지이자 별장지이다.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리조트는 전통료칸의 서비스에 서구적인 스타일과 편리함을 더한 새로운 형태의 리조트로 명성 높은 곳이다. 야생조류 보호구역과 인접한 외딴 산 중에 위치하여 잠시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잊을 수 있을 만큼 완벽한 휴식을 선사한다. 미네랄이 풍부해서 예부터 피부를 아름답게 하기로 유명했다는 이 곳 온천은 지친 심신을 치유한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은 가루이자와 역 남쪽 출구 주차장에서 대기한다. 호시노야는 3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니 오전 일찍 도착했다면 바로 옆 프린스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고선 체크인 시간을 맞추어 리조트 셔틀을 타면 될테다. 주차장에서 호시노야 리셉션까지는 20여분이 걸린다.








리셉션에 내려진 그날의 투숙객들에게는 웰컴 드링크가 내어지고, 전통 악기 연주를 보는 동안 담당 스탭의 도움으로 개별 체크인을 한 후 각자의 객실로 안내받는다.






1.  홀가분함의 선물



리조트 내 이동수단은 박스카 큐브이다. 각 객실은 주변 위치에 따라 3가지 구역으로 나뉘어진 별채의 형태를 하고 있다. 리셉션에서 5분쯤 달려와서는 내려준 방, YAMAROJI Hillside villa 1st Floor Single Room이다. 다른 방들이 4-5명까지 (심지어는 애완동물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방도 있다) 가능하다면, 이 방은 호시노야에서 가장 작은 방이며 유일한 원룸식 침대방이다.






"자연과 벗 삼아 쉬어주세요"


호시노야의 객실에는 티비와 시계가 없다. 대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오디오가 구비되어 있고 CD는 '라이브러리 라운지'에서 대여할 수 있다. 객실마다 히노끼탕이 있고 목욕용 유자가 놓여 있었고  제대로 준비된 커피와 녹차를 언제든지 마실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흔히 말하는 "ZEN" 그 자체이다.






이 곳으로 올때에는 따로 편안한 옷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체크인 시 유카타와 일상복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다. 방한켠 옷장에는 망토형 코트와 누비잠옷바지까지 구비되어 있어 한겨울 추위에도 문제 없다. 욕실에 놓여있던 작은 주머니 가방은 몇가지 소지품을 넣고선 온천이나 리조트 내 외출 시 유용하다.






전통 나막신도 준비되어 있고, 제대로 신을 수 있도록 가운데가 갈라진 양말까지 제공한다. 가벼운 몸으로 와서 마음까지 홀가분하게 갈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해질녘이 되면 스탭들이 작은 배를 타고선 점등식을 한다. 물가에 줄지어 자리잡은 MIZUNAMI 객실들과 노을에 물든 물빛에 어우러져 하나하나 등불을 밝히는 모습은 마치 의식을 치르는 듯 했다.






2. 따뜻한 선물




이 지방은 온천이 유명한 곳이라, 호시노야 리조트내에는 두개의 온천이 있다. 그 중 하나인 톤보노유 (簿の湯) 온천. 이 곳은 투숙객들 뿐만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개방되는 곳으로 남녀탕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른 아침 일반인들이 오기 전 한시간을 온전히 투숙객들에게만 허용하는 작은 배려를 놓치지 않는다. 내부는 사우나와 냉탕 온탕의 구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모습이다. 그리고 노천탕은 한 겨울 눈 밭에서 즐기는 온천의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호시노야의 또다른 온천은 메디테이션 스파(MEDITATION SPA) 이다. 톤보노유가 대중적인 느낌이라면 메디테이션 스파는 매우 개인적인 공간이다. 투숙객들에게 제공되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입장할 수 있다. 메디테이션, 빛과 어둠으로 영혼을 치유하는 말 그대로 명상온천이다. 온천 전 마시는 식수가 흐르는 수돗가가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온천은 세가지 테마로로 나누어져 안으로 들어갈수록 어두워져 정말 아무것도 안보이는 칠흑의 터널을 지나고 가장 안쪽 작은 방처럼 생긴 곳으로 이어진다. 최소한의 빛이 스며드는 그 곳은 오감을 자극하여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치유해 준다고 한다. 물의 온도는 다소 차가운 39도이다.






3. 맛있는 선물



호시노야는 다른 료칸과는 다르게 식사가 객실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리조트 밖에서 식사를 하고 와도 무방하지만 리조트 내 식당에서도 선택 가능하다. 그 중 하나가 톤보노유 온천 옆 자리잡은  '村民食堂 손민 쇼쿠도' 우리말로 촌민식당, 즉 마을사람들 식당이다.







히노키 삼단 그릇에 담겨 나오는 촌민정식(村民定食).

야채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신슈 진지상 (信州御膳).


먼저 밥솥에 불을 지펴 나오고 저 불이 꺼질 때면 밥은 다 되어 있었다. 이 지방에서 유명한 사과,  그 사과를 먹은 신슈 소고기 그리고 메밀 소바로 차려진 밥상이다. 이 외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좀 더 캐쥬얼한 메뉴들이 있다.







리조트 내에서 가장 중앙 쯤 위치하는 메인 건물 '쓰도이'  1층에는 프런트데스크가 있고 또 하나의 식당 '가스케(嘉助)' 가 안쪽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급 일식 식당으로 조식이나 저녁에는 일본식 코스 가이세키 요리를 미리 예약하여 즐길수 있다.






산책 후 커피 한잔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요즘에는 워낙 커피 문화가 대중화되어 각자의 취향대로 즐기면 그만이지만, 어디선가 커피 본연의 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이 프레스기를 사용하는 것이라 들었다. 객실에 준비되어 있던 커피는 감동 그 자체였다. 물이 닿자마자 충분히 부풀어 올라서 프레스기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풍부한 크레마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온천 후 마시는 차가운 맥주는 또 다른 힐링이다. 미니바에 있던 포도송이 채로 말려진 그야말로 '건포도'를 안주 삼아 가루이자와 지역 맥주 3가지 맛을 하나씩  홀짝여 봤다. 작은 것 하나 하나가 모두 제대로 갖춰져 있다.






4. 쉼표를 선물하다




쓰도이 2층, 가스케 식당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가장 사랑해 마지않았던 '라이브러리 라운지'가 있다. 24시간 오픈되어 있어 하루 중 어느때나 이용할 수 있고,  WIFI 덕분에 유일하게 문명과 연결되는 곳이다.







책이나 CD는 렌탈장부에 기입한 후 빌려가 방에서 즐길 수도 있다.






한켠에는 셀프로 즐길 수 있는 다과가 무료로 제공된다. 차가운 녹차와 생수부터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차 티백들과 허브티, 그리고 에스프레소기에서 금새 뽑아져 나오는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호시노야 특유 블랜딩 허브차는 백번을 칭찬해줘도 모자를 만큼 맛있었다.

24시간 오픈이기에 시간대마다 제공되는 스낵은 조금씩 변화가 있다.







또 다른 한쪽에는 KIDS ROOM, 어린이 방이 있으니 잠시 아이들 걱정은 내려놓고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어른들도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낮시간 사람들로 꽤나 북적이던 라이브러리도 늦은 밤시간에는 한산하다. 의자라기 보다는 침대에 가까운 쇼파에 파묻혀 친구와 떨어져 있었던 그 동안의 일들을 풀어놓는다. 예전 같이 했었던 추억 속의 일들, 또는 실컷 욕해주고 싶었던 회사 영감들, 그리고 가슴 아프게 했던 또는 벅차게 해주던 나쁜 남자들 이야기까지. 그날 밤엔 우리가 조곤조곤 말을 주고받는 낮은 목소리와 가끔 하하호호 웃어재끼는 소리만 나즈막히 울려퍼졌다.






5. 소원을 말해봐-



호시노야의 야경은 그야말로 너무 멋져서 언제든 다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 해발 천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하여서인지 정말 리조트의 이름에 걸맞게 별들이 쏟아져 내렸다. (호시노야 星のや 의 '호시'는 별이란 뜻이다.) 리조트 내에서도 건물이 없는 곳에는 불빛 하나 없다보니 도시 사람들은 웬만해선 경험할 수 없을 정도의 어둠으로 가득차오른다. 그 덕에 정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봐온 어느 곳보다도 가까이, 바로 머리 위에 촘촘히 박혀 있는 듯 했다.






별이 쏟아지던 그 크리스마스 밤, 이왕이면 눈이 왔으면 좋겠다며 소원을 빌었는데 이른 새벽에 깼더니 정말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린 눈은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주었고, 이른 아침 내도록 가는 길마다 하얀 가루를 뿌려 주었다. 오후가 되니 햇빛에 반짝이는 눈 덮인 호시노야를 선사해주었다.


별이 내리던 크리스마스의 기억,

돌이켜보니 그 별들이 그리워서 이렇게 마음에 남아 있나 보다. 누군가 소중한 사람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그 별들 말이다.








호시노야 여행 TIP


홈페이지 : http://global.hoshinoresort.com/hoshinoya_karuizawa/index.html

가는 방법 : 도쿄에서 신칸센(아사마 열차)로 70분 정도 걸린다.

톤보노유 온천 : 9AM - 10PM(9AM-10AM 은 투숙객에게만 개방)

MEDITATION SPA : 24시간 투숙객에게만 개방

촌민식당 : 11AM - 10PM

가스케  : 조식이든 석식이든 미리 예약하여야 한다.

Yukawatan : 프랑스식 요리,  이웃하는 Hotel Bleston Court 에 위치, 셔틀서비스 6PM - 8:30PM

그 외

*Sawamura(Bakery&Restaurant)
*Il sogno(Italian Trattolia)
*Kisurin(Chinese Dining)
*Cercle (Deli&Wine)
*Kawakami An(Soba Noodle Shop)  11:00AM~22:00PM(계절별로 변동)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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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휴가 붙이고 붙여 세계 일주를 꿈꾸는 보통 직딩. 여행 결정은 충동적으로, 여행 준비는 다소 꼼꼼하게, 여행 수습은 다녀와서...! http://louiejung.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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