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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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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삶, 홍콩 웡타이신 사원

 

Ordinary Hong Kong

복잡함. 시끄러움. 정리되지 않음. 밀도 높음. 번잡함. 숨 막힘. 많음. 홍콩이라는 도시를 꾸며주는 말, 아니 그 자체가 홍콩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의 또 다른 표현들.

내가 사는 도시에서 그 복잡함과 시끄러움과 정리되지 않은 고밀도의 숨 막히는 장소를 매일 마주해야 한다면 그 삶은 말 그대로 지옥이겠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러한 홍콩을 마주하러 떠나고 또 떠난다. 고요하고 평온하고 고즈넉한 홍콩을 상상이나 해 보았던가. 글쎄, 썩 매력적이지는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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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밤 숙소에 도착해 정신 없이 짐을 풀고, 밤의 홍콩을 만끽하고, 또다시 정신 없이 맞는 아침. 홍콩의 일상적 풍경은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방금 전 상쾌한 잠을 자고 나온 곳도 바로 저~기 어드메일텐데도, 내가 저 추상화 같은 일상 속에서 방금 튀어나왔다는 사실이 쉬 받아들여질 것 같지는 않았다. 이것이 일상이고 평범한 홍콩의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숙소를 나오자마자 전쟁이었다. 이 복잡한 도시에서 웡타이신 사원을 찾아가는 것도 일이었지만, 정신 못차리는 여행자의 어깨를 툭툭 칠 듯이 달리는 트램 사이 사이로 걷는 일이야말로 전쟁같은 것이었다. 홍콩의 삶이 익숙한 누군가가 나를 보고서, 옛 프랑스의 영화 'The VISITOR'의 시간 여행자를 상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었다.

 

웡타이신 사원

주소 : Wong Tai Sin Rd, Hong Kong, China

가는 법 : 홍콩의 MTR 웡타이신 역 E 출구로 나오면 바로 경내로 이어진다.

홈페이지 : http://www.siksikyuen.org.hk

건축시기 : 1915년

요약 : 원래의 웡타이신 사원은 1915년 이 곳이 아닌 중국 본토 광저우에 건축되었으나, 1921년 홍콩의 이 자리로 옯겨졌다. 홍콩 최대의 도교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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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타이신에 도착. '적송황대선사'라고 쓰인 웡타이신의 경계. 하지만 저 경계라는 것은 참으로 무색하다. MTR의 출구는 사원의 경내로 바로 연결이 되고, 이 곳이 사찰이라도 아랑곳 않겠다는 듯 길 건너 아파트의 그림자는 예외 없이 드리운다. 웡타이신은 홍콩하고도 카우룽, 그 안에 떡하니 자리하고 앉은 사원.

그렇다, 여기 홍콩은 그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밀도의 도시. 너무도 다른 것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 것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많음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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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로 압도하는 중국의 건축

사찰 건축은 대체로 규모가 작다. 한, 중, 일을 막론하고 스케일로만 따진다면 궁궐 건축과 성곽 건축의 그것을 따르지 못한다. 강력한 왕권을 과시해야 하는 것, 넘어드는 적들을 막아내야 하는 것, 그것이 궁궐과 성곽의 숙명이니 그 규모가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딱히 커야 할 이유가 없는 사찰 건축의 스케일이야 그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허나 이렇게 마주 선 웡타이신의 본전을 보고도 어찌 사찰 건축이 작다고 할 수 있을까.

그 가치를 떠나 규모로만 비교했을 때 중국의 그것보다는 확실히 작은 우리의 건축, 이 정도 규모라면 경복궁에서나 하나쯤 보았을까 싶었다. 물론 나는 아직 베이징의 자금성을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웡타이신을 보고 그저 크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터, 사찰이 제 아무리 궁궐보다는 작다손 치더라도, 어쨌든 그네들의 스케일은 크긴 컸다.

세세하고 유려한 조각들로 눈을 돌릴 새도 없이 스케일로 압도하는 중국의 건축, 이 곳 홍콩의 웡타이신 사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분향 스케일(?)도 그들이 갑

건축을 한 바퀴 휘 둘러보고 나니, 이제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장소를 채운 사람들. 여기 웡타이신 사원은 평일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간절함이 이끈 사람들로 한가득이었다. 어느 한 사람 진지하지 않은 몸짓이 없었고 간절하지 않은 표정이 없었다. 그저 관광객일 뿐인 나조차도 그 진지함 속에 절로 숙연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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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의 사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저 분향의 향연. 더 많은 연기가 피어올라야 더 많은 간절함이 하늘에 닿는다고,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 누구도 예외 없이 향 다발을 가득 들고 저마다의 소망을 기원한다. 사실은 조금 우스울 수도 있는 장면일진대, 그들의 진지하고 간절한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그 우스움도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정신이 아득하다. 희뿌연 연기와 알싸한 향내가 그 곳에 가득했다.

 

나의 소망은 가장 높은 곳으로

사실 이 곳 웡타이신 사원은 옛 남송시대의 대의醫 황대선을 기리는 곳이다. 15세에 약을 지어 이미 사람들을 살려내었다고 하는 그. 때문에 이 곳은 무병함을 기원하는, 또는 이미 얻은 병으로부터 완쾌되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찾는 곳. 내가 보았던 그들의 진지함과 간절함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나와 내 사랑하는 이의 강건함을 빌면서 그 누가 장난스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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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이 많은 기원, 그리고 소망. 한자로, 알파벳으로, 알 수 없는 문자들과 때때로 우리 글로 쓰인 갖가지 소망들. 그들이 어디에 살든 무슨 언어를 사용하든 모두 같은 소망을 적었으리라, 나와 내 사랑하는 이가 오래도록 무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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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상 모든 아버지의 소망이란 이런 것이리라. 내 자식이 잘 되고 건강한 것, 그것이면 그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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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홍콩 속으로

간절한 삶이 담긴 여기 웡타이신 사원을 뒤로 하고, 다시 홍콩 속으로 들어가는 길. 나는 그 곳에서 그들의 진지한 표정을 보았고, 그들의 진심 어린 소망 쪽지들을 보았으며, 또한 간절함 담은 향 내와 한가득 짙은 사람 냄새를 넉넉히 맡고 왔으니, 앞으로 계속될 여행도 그렇게 넉넉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설렘이 일었다. 그 설렘을 품고, 나는 다시 홍콩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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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라는 것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여행의 경험으로 다시 건축을 하는 여행이 생활이고 생활이 여행인, 여행중독자입니다. http://blog.naver.com/ksn3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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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홍콩하면 세련된 현대식 건물만 있을것 같은데 이런 중국스러움도 있네요~
    여기가행복이다 2013.07.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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