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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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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듯 일본 아닌 듯, 가시코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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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여기가 정말 일본 맞아? 아침에 호텔 창밖을 바라보고 놀라움과 환희에 차서 소리쳤다. 울창한 아열대성 짙은 녹색의 숲과 푸른 바다. 눈부신 색감을 자랑하는 대자연의 풍경에 도무지 이곳이 오사카에서 겨우 2시간 반 거리에 있는 도시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어젯밤 늦은 시간에 투숙을 하게되어 바깥 풍경이 어떤지 알지 못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마치 도로시처럼 밤새 바람에 실려 모르는 어느 장소로 이동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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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으로 심장을 쿵쿵 뛰게 한 이곳은 가시코지마라는 곳이다. 오사카 난바역에서 긴테츠선 시마행을 타고 약 2시간 40분정도 동쪽으로 이동하면 다다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약간 생소한 곳이지만 일본에서는 에게해를 닮은 풍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016년도 G7 수뇌회담이 바로 이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라 앞으로  세계에도 그 이름을 알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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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코지마(섬)가 있는 시마반도의 남서쪽 아고만은 우리나라의 서해처럼 복잡한 지형의 리아스식 해안을 가지고 있어 좁은 지역안에 약 60여개의 섬이 있다. 가시코지마는 그 60여개의 섬 중 가장 큰 섬으로 철로와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서해와 달리 일본의 동쪽, 태평양에 위치하므로 물빛은 동해와 같은 푸른색을 띄고 있다. 위도도 완도보다 살짝 아래 있어 아열대성인 덕분에 소철나무가 시원하게 자라난다. 이렇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따라서 고유의 식생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벚나무를 심는 것 조차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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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바다와 섬들을 가까이 즐기기 위해 우리는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유람선 선착장은 가시코지마역에서 북쪽으로 약 10분정도 걸으면 다다를 수 있다. 인기있는 관광지임에도 역은 작고 소박했다. 물론 작다고 해서 낡고 지저분한 것을 상상해서는 안된다. 여기는 깨끗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일본이 아닌가. 작지만 깨끗하게 관리된 새하얀 건물이 화창한 햇살에 반짝이며 휴양지에 도착했음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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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은 역에도 있을 것은 다 준비되어 있다. 편의점과 화장실이 있고,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도 있다. 가시코지마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다면 구경다니는 동안 짐은 이곳에 보관해 둘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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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나오면 상가나 건물 입구에 이런 부적같은 것이 매달려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시메카자리(しめ飾り)라고 불리는 복을 불러오는 장식이다. 원래 다른 지역에서는 우리나라의 복조리처럼 새해 첫날 문앞에 걸어두고 7일정도 후에 내리는데, 미에현은 독특하게 이를 일년 내내 걸어둔다고 한다. 복을 불러오고, 나쁜 기운을 막는 다고. 어딘지 남국의 어느 곳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덕에 내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었는데, 이런 아기자기한 장식들을 보니 확실히 일본 분위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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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바닥을 보니 물빠짐용 하수구 덮개들이 굉장히 독특하다. 굵은 모래판 가운데 투명한 유리가 있고, 그 가운데에 진주조개가 들어있는게 아닌가. 조개 가운데는 진주도 한알 놓여있다. 가시코지마는 진주양식으로 유명한 곳인데, 그것을 이렇게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핸해 두었다. 어쩌면 더러움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하수구까지 이렇게 멋드러진 예술작품으로 승화해 놓다니, 역시 일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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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코지마 항구에는 몇가지 종류의 유람선과 정기선이 있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배 모양이 가장 독특하게 생긴 에스페란사(Esperanca)라는 이름의 스페인 크루즈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세시마의 풍경이 지중해의 어느 곳을 닮아서 인지 이곳에는 스페인을 테마로한 관광지가 몇가지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탄 스페인 크루즈가 그렇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스페인 마을이라 불리는 테마파크가 그렇다. 항구 앞에서 10미터쯤 떨어진 곳에 왼쪽 사진과 같은 매표소가 있으니 이곳에서 시간을 확인한 후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가격은 성인 160엔인데, 긴테츠패스를 제시하면 100엔 할인 받을 수 있다. 유람 시간은 약 50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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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 30분 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배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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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표소 맞은 편 기념품 상점에서 흔들흔들 인사를 건네던 복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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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간이 되어 선착장으로 항했다. 스페인어로 희망이란 뜻의 에스페란사. 푸른 바다위를 날듯이 다녔던 스페인 무장무역선의 모양을 본떴다고 한다. 푸른 바다위에서 화려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파도와 맞섰을 옛 스페인 함대의 선원이 된 기분으로 갑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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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에 올라 우리와 함께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날은 특히 바람이 무척 세서 고속으로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그 누구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갑판에 올라 풍경을 계속 구경하고 싶게 만들만큼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원래 일본은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지역에 파도가 센데, 가시코지마가 있는 아고만과 오키나와는 복잡한 지형 덕분에 파도가 잔잔한 편이라고 한다. 물론, 이날은 제외였지만. 따라서 크루즈 이외에도 날이 조금 더 따뜻해 지면 바다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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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하늘이 수면위로 반사되어 바다가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위에 유유히 앉아 관광객들을 구경하던 갈매기들.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새우깡을 뺏어먹는데 혈안이 되어 있던 녀석들만 보다가 이렇게 우아하게 앉아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걸 보니 이게 같은 새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곳의 평화로운 풍경은 새들의 마음 조차 여유롭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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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상에는 옛 선박처럼 갑판에 타륜이 설치되어 있어 멋진 기념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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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타륜은 조타실 안에 있으니 갑판위에 있는 것은 마음껏 돌려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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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는 물론 야자수를 정원수로 가진 아름다운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어 사람들의 부러운 탄성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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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에서 한참 바람과 맞서며 풍경을 구경하다보니 따뜻한 커피 한잔이 생각나서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아래에는 카페로 운영되는 일반 테이블 객실이 있고,  그보다 더 편안안 의자와 분리된 문을 가져 조금 더 아늑하게 풍경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특별실이 있다. 특별실은 따로 예약을 하는 것은 아니고, 카페에서 성인 300엔 소인 150엔을 내고 선착순 입장한다. 선착순이라도 이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아서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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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메뉴.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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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풍경에 커피 향기. 힐링에 그 어떤 이름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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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실을 거쳐서만 갈 수 있는 선두. 앞부분이 뚫려있어 시원하게 튀어오르는 물보라를 감상할 수 있다. 멍하니 보고 있으니 살찍 무섭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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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홀딱 빼앗아 간 아열대 숲과 웅장한 바위, 시리도록 아름다운 물빛 그리고 인적없는 해변. 여름철 이 보석같이 맑은 물위로 카약을 저어 나가는 상상을 하다보니 어느새 다이어리를 꺼내들고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날짜를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보고 있으면서도 이미 그리운 연인같은 이세시마의 바다. 짧은 인사로도 스트레스와 일상의 고민들을 저만치 물러나게 해준 고마운 바다다. 구경하다보면 절벽끝에 여인상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미키모토가 고베에서 발견한 유적으로 이 유적을 발견한 이후에 진주 양식을 성공했다고 한다. 따라서 행운을 주는 동상이라 하여 이 멀리 아고만에 가져와 절벽 끝에 세워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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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 유럽풍의 고급 리조트들이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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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는 관광객이 많이 찾다보니 혹시 모를 사고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해경이 수시로 순찰을 돈다고 한다. 늠름한 해경의 모습

 

 

눈물이 만든 보석, 진주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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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가의 건물이 진주 양식 박물관이고, 그 위에 작은 성같은 건물이 진주왕 미키모토가 마지막을 보냈던 집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이외에 가시코지마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세계에서 최초로 진주양식에 성공한 곳이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중국인들이 진주 조개에 이물질을 넣어 진주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로 오랜 연구끝에 둥근 진주핵을 조개에 삽입하여 대량 양식에 성공한 사람은 일본의 미키모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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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페란사를 타면 진주 조개 양식을 위한 핵 삽입 시연장에 잠시 정박한다

 

옛날부터 천연 진주는 왕가의 보석이라고 불리어 귀족들도 쉽게 사용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상태에서는 수만개의 진주조개를 채취해도 진주가 들어있는 것은 10-20개 사이이고, 그 중에서도 상품가치가 있는 것은 손가락에 꼽힌다고 하니, 일반인들이 진주를 장신구로 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왔다. 그런데, 우동집의 11형제중 장남으로 태어난 미키모토는 이 귀한 보석을 일반인들에게도 이용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한다. 인간의 평등한 기회를 믿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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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조개에 핵을 삽인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집 주변에서 조개를 키우며 어떤 조개에 어떤 핵을 넣어야 하는지,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를 두고 몇 년을 연구한 결과, 20세기 초, 세계 최초로 완전한 둥근 진주를 양식 조개에서 만들어 내는 것에 성공하여 세계 특허를 받았다. 모든 일이 그렇듯 한번에 짠하고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연구하는 동안 몇번이나 적조현상 때문에 수십만 마리의 조개를 모두 잃기를 반복했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는 그 노력에 걸맞는 진주왕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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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조개에 핵을 넣는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왕조개의 껍질로 만든 진주핵을 수술 받을 조개의 난소에 삽입한다. 수술받는 조개는 진짜 진주조개는 아니다. 따라서 진짜 진주조개의 외투막 조각을 같이 넣어줘야 수술받은 조개가 핵 주변에 진주층을 형성한다고 한다. 진주조개에서 추출한 외투막 조각을 붉게 염색하는 이유는 수술받은 조개에 잊지 않고, 이 조각을 넣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진주는 조개의 눈물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진짜로 조개들이 이물질 때문에 오랜세월 고통받아서 형성되는 것이 진주다보니 이 별명이 틀린 것은 아니다. 난소에 들어온 이물질이 불편하게 하기 때문에 분비물로 이물질을 덮어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다 보니 그 이물질이 이렇게 아름답고 반짝이는 표면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이물질이 우연히 들어가기 때문에 크고, 둥근 모양을 갖추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핵을 삽입하면 이미 핵 자체를 둥글게 잘 깎아 넣기 때문에 아름다운 모양을 갖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렇게 핵을 삽입받은 조개를 6개월에서 2년간 키워내어 진주를 수확한다. 지역에따라 6년까지 자라게 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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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코지마에서는 푸른바다를 보며 힐링 에너지를 충전할 뿐 아니라, 포기하고 낙담하는 대신 원인과 이유를 찾아보며 연구를 이어나간 미키모토처럼 포기하지 말자고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의욕도 얻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 살다보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그런 흔한말이 귀에 안들릴 때가 많다. 사실은 세상 모든일에 기본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안된다고 실망하지 말자. 실패했다고 우울해하지도 말자. 가끔 이런 영감을 줄 수 있는 자연으로 둘러 쌓인 곳을 찾아 마음을 비우고, 또 다시 힘차게 내일을 살아보자. 나는 오늘 가시코지마에서 새로 또 앞길을 힘차게 헤쳐 나가기 위해 인생의 작은 쉼표를 찍고 간다.

 

INFORMATION

에스페란사 (가시코지마 에스파나 크루즈)
+ 주소 : 미에현 시마시 아고죠 가시코지마 (자시코지마역 하차 항구방향으로 도보 2분)
+ 전화 : +82-0599-43-1023
+ 홈페이지 : www.shima.marineleisure.com
+ 운영기간 : 2016년 3월 21일 – 10월 31일
+ 운영시간 : 9:30 – 16:30

 

※ 취재 : Get About 트래블웹진, 하나투어, 일본 킨키일본철도주식회사의 지원으로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토종감자 토종감자

틈틈히 세계를 구경하는 야채 부부. 한국 토종감자와 스위스 수입오이로 만든, 고소하고, 상큼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여행' www.lucki.kr 이란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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