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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희망여행-미손, 다낭편

 

 

미손에서 우리는

겟어바웃 한유림-다낭 시장 (18)

낯선 곳에 간다. 한 시간도 채 안되는 가까운 거리지만 이번 여행에서 이 정도 이동하는 건 처음이다. 미손 가는 길.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순식간에 거리의 풍경이 달라지고, 버스 안 공기는 비를 머금어 축축해졌다. 빗줄기는 무서운 기세로 창문을 두드리더니 삼십분도 채 안되어 허무하게 그쳤다. 호이안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 우리는 참파 왕조의 성지라 불리는 곳, 미손 유적지에 도착했다. 

 

 

겟어바웃 한유림-미선유적지 (9)

베트남의 중부지역인 다낭과 미손 일대로 힌두교 문화를 가져와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참족. 미손 유적지는 힌두교 문화를 중심으로 발달한 참파 왕조의 유적지이다. 차분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도는 조용한 입구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셔틀버스에 올랐다. 일행들과 바짝 붙어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는 셔틀버스는 우리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마추픽추에 가는 길도 이러했다. 한참 동안 가드레일 하나 없는 산길을 위태롭게 오르는 버스에서 나는 앞전의 고된 트래킹보다 더한 고됨을 느꼈다.  그에 비해 미손 유적지에 가는 길은 안전했지만, 감춰지고 고립된 것은 '천혜의 요새'가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인 것 같다. 

 

 

겟어바웃 한유림-미선유적지 (6)

안타깝게도 미손유적지에는 온전히 남아 있는 신전이 별로 없다. 실제로 폭탄 자국을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 곳곳에 움푹 파여진 폭탄 자국들은 베트남 전쟁의 상흔을 방증한다.

 

 

겟어바웃 한유림-미선유적지 (1)

사원의 내부는 굉장히 비좁은 반면 전체 형태는 커다란 형상인데, 어떠한 이유로든 신전이 훼손되면 부수지 않고 겉 부분에 벽돌을 덧대는 방식으로 보존되어 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적이 파괴된 이곳에서 파괴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참족을 생각하니 어쩐지 애잔한 마음이 든다. 그러한 눈으로 바라본 신전에는 벽돌마다 아픔이 새겨져있다. 신전 곳곳에 새겨진 악마의 조각은 악으로부터 신전을 지키기 위해 더 악마 같은 조각상을 만들어 둔 것이다. 

 

 

겟어바웃 한유림-미선유적지 (2)

앙코르와트의 유적을 발굴하기 위해 나무를 걷어내면 신전이 무너져 내린다고 한다. 대지를 파고들고 자라난 나무들과 수천 년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규모는 작지만, 미손 유적지에서도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식민 지배 시절과 국토 분단의 아픔 등 베트남의 굴곡진 역사는 우리와 닮아 있기에 수천 년을 견뎌낸 이곳이 더욱 가치있게 느껴졌다.

 

 

겟어바웃 한유림-미선유적지 (4)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참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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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우리는 참족과 다시 조우했다. 미손 유적지에 이어 유적 중 일부가 전시되어 있는 참 박물관. 프랑스 주거지를 개조해 만든 아담한 정원이 매력적인 공간이다. 이날 우리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서 예쁘게 단체 티를 꺼내 입었지만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리며 전시를 관람해야 했다. 다낭 시내의 문구점에서조차 빵빵하던 냉방이 왜 이곳에선 불가능한 건지... 이 나라의 경제적 수준과 문화유산을 대하는 후손들의 자세에 대해 잠깐 생각이 스쳤지만, 삶이 충분히 고달플 테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겟어바웃 한유림-참파 박물관 (10)

 참 박물관에서 유독 열정적으로 참여하던 래프티작가님과 설명에 열을 올리는 가이드 코아. 토이브랜드를 운영하는 래프티 작가님은 힌두문화에 관심이 많은 듯했다. 힌두 조각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까?

 

 

겟어바웃 한유림-참파 박물관 (18)

 

 

 

 

우주의 정기를 받은 오행산

겟어바웃 한유림-오행산 수산 (13)

오행산은 다섯 개의 봉우리가 자연계를 관장하는 화, 수, 목, 금, 토를 상징한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산 자체가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블마운틴으로 불리기도 한다. 손오공이 부처의 노여움을 사 500년 동안 갇혔다는 바로 그 산! 우리는 오행산의 중심인 수산에서 시내를 조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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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적 토템을 숭배하는 베트남 사람들. 수성은 악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깨달음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화성은 액운을 물리치고 목성은 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며, 금성은 복과 부강을, 토성은 대지를 지켜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염원하는 것에 따라 골라서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다녀온 수산은 염라국을 재현해 놓았다. 천국과 지옥을 꾸며놓은 동굴은 마치 귀신의 집을 방문한 듯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입구의 연못에는 구원의 손이 뻗어져 있고, 저승사자는 무섭고 해괴한 얼굴로 치부책을 들고 서 있다. 형벌을 받고 있는 공포에 질린 사람들과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마들. 물론 조각이 어설퍼 무섭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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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가는 길. 이렇게나 가파른 곳에 안전바 하나 없다. 습한 동굴일 텐데 미끄러지면 어쩌지, 생각만으로 아찔하다. 결국 나는 천국으로 가는 길이 지옥 같아 오르지 못했다. 천국에서 다낭시내를 조망하고 내려온 일행들은 웃으며 말했다. 이런 게 고생 끝 낙인거라고. 대가 없는 행복은 없는 거라고. 아, 수산은 깨달음을 얻는 곳이라더니 이런식으로 깨달음을 주는구나! 

 

 

겟어바웃 한유림-오행산 수산 (14)

 

 

 

 

꼰시장에 들러

겟어바웃 한유림-다낭 시장 (1)

겟어바웃 한유림-다낭 시장 (10)

“여행지에 가면 꼭 재래시장에 들려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 도시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어서라는 맥락은 비슷하다. 다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는 꼰 시장.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 마트도 자리해있다. 이번 여행은 문화예술 관점에서의 여행이었기 때문에, 꼰 시장을 어떤식으로 바라봐야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의 큐레이터 역할을 하시는 이탈 작가님 옆에 바짝 붙어다녔고, 원두커피 마켓을 찾는 작가님 덕분에 시장 일대를 전부, 샅샅이 돌아다녀야했다.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신호가 있음에도 여기저기 요란한 경적소리와 빼곡한 오토바이 무리가 혼을 쏙 빼놓는다. 더위도 한몫 거든다. 대로변에 주차 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도시. 애초에 차량 인프라를 구축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꼰 시장 일대가 베트남의 진짜 모습과 가장 가깝겠지. 우리는 무질서 속에서 무시간성이라는 관념을 받아들여야 했다. 꼰시장에서 미손 유적지보다 훨씬 더 과거로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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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조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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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 바다와 야자수가 길게 줄지어 서 있는 해변가에 서면 남국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늦은 오후의 핑크빛 하늘은 아름다움을 배가 시켜주었는데,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기분이 들었다. 이 순간만큼은 우유니 사막에 대한 꿈도 접었다. 괜히 <포보스>지가 선정한 아름다운 6대 해변이 아니다. 여기저기에서 셔터를 누르는 소리로 분주하다. 꽤 깊게 들어간 사람들이 많아 위험하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미케해변은 바닷물조차 착하고 서정적일 것 같다.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작가도 있었고, 바닷물에 발을 적시는 작가도 있었다. 해변을 즐기는 방법은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하늘에 드론이 나타났을 때만큼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마음을 어루만져 주던 풍경... 짧게 머문 시간이었지만 되려 시간의 점(Spot)이 되어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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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방문객에게 콜럼버스나 크루소가 경험했을 발견의 짜릿한 전율을 선사하는 장소가 지구 곳곳에 있었다. 그러나 내가 방랑하는 삶을 살아오는 동안에, 여행은 그 성격이 바뀌었다. 속도와 효율의 측면에서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 곳곳이 서로 낯설지 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모든 곳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자만은 굳이 힘들여 여행할 필요가 없다는 오만한 망상을 낳았다. -폴 서루, 여행자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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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꿈꾸고 상상하기 전부터 여행지의 이미지와 후기가 먼저 보여지는 게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나만의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여행을 결심한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된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공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여행과 예술이 만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고, 그 속에서 가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여행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단 한 번의 사건 사고도 없이, 완전히 낯선 환경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배려하며 추억을 만들었던 여행. 예기치 못 했던 베트남 여행에서의 만족감은 일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덧붙여 곧 전시될 예술가들의 작품을 조우했을 때, 베트남 여행의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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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희망여행-C.O.A. Project
'문화예술 희망여행'은 국내. 외 여행을 통한 영감, 교류를 바탕으로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대중에게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지역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하나투어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해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첫 탐방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6년 문화예술협력네트워크 공공·민간 공동협업사업'을 통해 인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진행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탄생한 예술 작품은 오는 12월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스페이스 필룩스' 전시장에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문화예술 희망여행 -다낭, 미손편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한유림 한유림

비주얼머천다이저. 쇼윈도 스토리텔링에 빠져 런던으로 떠난 것이 계기가 되어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피아졸라/마추픽추/미셸 공드리와 우디 앨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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