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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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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도 삐딱하게, 동묘 벼룩시장

서울, 오래된 골목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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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들의 놀이터’ 동묘 시장의 풍경

동묘 일대에 장이 선다. 흔히들 ‘노인들의 홍대’라 불리는 곳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젊은이들이 제법 눈에 띈다. 얼마 전 가수 G-드래곤과 개그맨 정형돈이 코믹뮤비 ‘삐딱하게-동묘’를 촬영한 장소로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 그들의 허세 가득한 거리 퍼포먼스에 1,000원 2,000원짜리 패션이 명품 루이비통, 샤넬 부럽지 않다. 여기에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의 간지남 아이언(IRON)이 가세했다. 이제 동묘는 더 이상 노인들만의 놀이터가 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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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묘공원 담벼락을 따라 구제 옷을 파는 좌판이 늘어서 있다.

​그래도 동묘는 여전히 노인들의 놀이터다. 동묘공원 담벼락을 따라 좌판이 펼쳐지면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노년의 삶에 시장이 만나 동묘만의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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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처럼 쌓인 옷가지 틈을 비집고 들어서는 사람들

‘아메으리카노’의 의리도 통하지 않는 이곳, 커피 한잔 값으로 펼치는 전투는 일종의 재미다. 산처럼 쌓인 옷 무더기 안으로 한 발을 디디면 저마다의 무아지경이 펼쳐지니 이 기묘한 광경 앞에 흥미는 절로 치솟는다. 한 장에 2,000원, 3장엔 5,000원! 돈이 돈 같지 않은 세상에서 돈을 돈같이 쓸 수 있는 곳이 이곳 ‘동묘 벼룩시장’이다. 한 손 가득 옷을 짊어진다. 무더기 인파에 그냥 가져가도 모를 일이지만 그런 이는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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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고 다양한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동묘만의 매력이다.

동묘를 처음 찾은 건 수년 전으로 거스른다. 당시 연극과 영화 미술에 종사하고 있던 터라 시대와 내용에 맞는 다양한 소품들이 절실했다. 당시로 따지면 ‘황학동 벼룩시장’이었는데 시장 곳곳에 펼쳐진 좌판으로 각종 골동품과 7,80년대 시대 소품들이 즐비했다. 옛날 가수의 음반, 헌 책은 물론 딱지, 구슬 등 소소한 놀이까지... 누군가는 그곳에서 주머니 한가득 옛 추억을 쌓는다지만 당시 나에게 그곳은 일종의 해결터였다. 시대와 내용에 부합하는 물건들이 즐비한, 그곳에서 나는 꽤 쓸 만한 소품들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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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 나간 밥그릇, 낡은 선풍기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다.

 

​하지만 지금은 나 또한 기억을 건져 추억을 쌓는다. 모아이(Moai) 석상을 연상케 하는 저 보온병은 어린 시절 가족 나들이에서는 빼놓을 수 없던 아이템이다. 제 몸보다 컸던 그것을 서로 들겠다고 고집 피우던 옛 모습이 생각난다. 난로 위 들끓던 주전자도 이곳에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세월 저편에서 끄집어진 기억으로 나는 오늘 이곳 동묘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쌓는다.

 

 

옛날소품

| 추억의 앨범들, 기억 속 리듬을 타고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그 옛날(지금도 그러하다) 세운상가 골목이 삼류 비디오를 주름답던 메카였다면 이곳 동묘는 음반이다. 디지털 시대에 사라져 버린 아날로그 감성들이 빛바랜 앨범 자켓으로 되살아나면 어느새 기억 속 리듬을 타고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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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보물을 건질까 지식인의 손길은 그곳을 뒤적인다. ​

헌책방은 특유의 오래된 냄새가 난다. 그곳을 찾는 손님이나 그곳의 주인이나 매한가지로 풍기는 냄새다. 요즘은 인터넷 중고서점이나 대형 프랜차이즈(알라딘)에 밀려 변변찮은 명맥을 이어간다지만 책이 너무 귀해 허기졌던 이들 세대에겐 헌책방은 최고의 놀이터다. 헌책방을 찾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현시욕이 있다는데 혹시나 보물을 건질까 주름진 손길은 그곳을 집요하게 뒤적인다. 희귀본이나 절판본을 득템하는 행운은 간절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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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구니 안으로 각종 연장들이 진열되어 있다.

​동묘 벼룩시장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즐비하다. 누군가의 손때 묻은 장난감부터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정체 모를 수집품까지. 체계와 질서는 없다. 물건을 내려놓은 곳이 상점이며 지나다 멈춰 서는 이가 손님이다. 한쪽에서 주인인 듯한 자가 멀뚱히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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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신나게 가지고 놀았을 손때 묻은 장난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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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끔히 드러난 물건은 지나는 이의 흥미를 끌고 저렴한 가격으로 지갑은 열린다. 대놓고 잡동사니라 광고하는 종이 간판 아래로 귀 후비게, 손톱깎이, 커터칼, 라이터 등이 어지럽게 섞여 있다.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고르고 나면 손에 쥔 건 겨우 일회용 라이터 한 개라지만 발가락 끝부터 밀려오는 찌릿함은 한동안 못 걸을 걸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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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이는 그곳에서 저 멀리 먹구름이 서서히 밀려온다.

 

흥정의 소란은 이곳에선 필수다. 무뚝뚝한 얼굴로 인심 한 번 대통하니 그러다 눌러 앉아 대거리 하다보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곳, 이곳이 바로 동묘 벼룩시장이다.
주말의 동묘에서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며 느리게 걷고, 느리게 쉬고, 느리게 구경하다 느리게 다시 걷는다. 저 멀리 먹구름도 느리게 당도하니 조만간 한 번은 대찬 소나기가 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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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고 맛있는 옛날 국밥집

허기가 지면 들르는 곳은 싸고 맛있는 옛날 국밥집이다. 삼겹살, 삼계탕도 곁들여 파는데 뭐니 뭐니 해도 술은 반주가 최고라고 낮부터 들이키는 소주 한 잔에 거나하게 취한 어르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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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 식품, 꽃돼지네는 차림표도 다양하다. 몇 안 되는 테이블로 꽉 찬 좁고 허름한 실내, 칼국수, 냉면, 비빔밥부터 도토리묵, 갈치구이, 꼴뚜기회까지! 막걸리는 기본이요, 커피와 녹차는 입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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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는 반병에 얼마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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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형돈이와 G-드래곤이 ‘삐딱하게-동묘’를 찍었던 골목

 

동묘에는 다양한 삶들이 연결되어 있는 골목들이 있다. 멀리 익숙한 골목이 보이면 그곳은 무한도전 형돈이와 패션리더 G-드래곤이 ‘삐딱하게-동묘’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거리다. 영상 속 깔쌈한 롱코트를 걸치고 한없이 삐딱하기만 했던 그네들의 허세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난다. 오늘밤도 삐딱하게~~

 

 

“오래된 도시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 곳이라면 어디나 외견상의 무질서에도 불구하고 그 아래에 불가사의한 질서, 복잡한 질서가 존재한다.”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_제인 제이콥스>

 

 

INFORMATION

동묘 벼룩시장

지하철 1, 6호선 동묘앞 하차. 3번 출구. 

 

 

 

 

정보제공 | Get About 트래블 웹진
엄턴구리 엄턴구리

용의 머리가 되고 싶은 뱀의 꼬리로 ‘잡다함’이 지나쳐 자칫 ‘너저분함’으로 치닫는다. 미대를 졸업해 그림을 그리며 교양 있게 살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연극과 영화미술에 빠진 탓에 한 몇 년을 작살나게 고생만 했다. 그러다 운 좋게 환경디자인 회사에 취직을 하지만 그저 좀 ‘무료’하단 이유로 지복을 날로 차고, 지금까지 몇 년 째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며 되도 않는 글들을 끼적이고 있다. 밥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진다.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한 번의 긴 여행과 몇 번의 짧은 여행을 무한 반복 중이다. 덕분에 적당히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견문은 넓혀진 것도 또 아닌 것도 같다. 쉽게 마음이 동하는 갈대 같은 호기심에 뿌리 깊은 나태함이 더해져 도대체가 갈피를 못 잡는다.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blog.naver.com/wast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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